국제유가 100달러 뚫었다…중동發 공급 불안에 '120달러' 전망까지
등록 2026.09.11 11:07:33
WTI 8거래일째 상승·美 10년물 4.97%…고유가發 물가·금리 우려 커져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248_web.jpg?rnd=20260810101153)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소형 선박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5.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사우디 원유 생산 급감과 미국과 이란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감에 미국 국채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43달러(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브렌트유도 6.42달러(6.34%) 상승한 배럴당 107.63달러에 마감했다. 이들 유종 모두 지난 5월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는 8거래일 연속 오르며 3년 만에 가장 긴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사우디 생산 급감과 중동 지역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세계 원유 수송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것이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8월 원유생산이 하루 623.8만 배럴로 급감해 1990년 걸프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며, 사우디 원유 생산 급감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 핵심 정유 인프라 공격과 피해, 홍해 수송 봉쇄 위험에 따른 유전 셧다운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불어 이란과 후티반군의 움직임, 트럼프의 전쟁 장기화 발언 등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유가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공급 차질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장기간 공급 차질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로, 기본 전망은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중동 지역의 소규모 충돌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너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을 둘러싼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렌트유가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만큼 원유시장이 공급 차질 위험을 일시적인 변수로 보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원유시장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휘발유와 운송비, 생산비용 등이 함께 상승하면서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다.
이 같은 우려는 채권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97%까지 치솟았다. 8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4%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원유 가격 상승이 생산비용을 거쳐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국내 채권시장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의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심리적 지지선인 4%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중동 상황과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국채금리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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