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후티 막을 요격미사일 바닥…빈살만도 벙커로 이동"(종합)
등록 2026.10.12 15:33:39
"'네옴시티' 등 공격적 규모 사업 위기"
우방국에 무기 요청, 용병 모집도 검토
전면전 선택할까…美참전 아직 불확실
![[리야드=AP/뉴시스]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내륙 연쇄 공습으로 민간 피해가 누적되고 있으나 사우디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방 주요 언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온 사우디 경제 개혁 실험이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이란 측 무장 세력, 사우디 왕세자를 압박하다' 제하의 기사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막대한 (재정) 지출과 후티 위협에 대한 오판의 결과로 경제 상황 악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빈 살만 왕세자. 2026.10.12.](https://img1.newsis.com/2024/10/23/NISI20241023_0001580056_web.jpg?rnd=20250206154925)
[리야드=AP/뉴시스]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내륙 연쇄 공습으로 민간 피해가 누적되고 있으나 사우디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방 주요 언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온 사우디 경제 개혁 실험이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이란 측 무장 세력, 사우디 왕세자를 압박하다' 제하의 기사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막대한 (재정) 지출과 후티 위협에 대한 오판의 결과로 경제 상황 악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빈 살만 왕세자. 2026.10.1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내륙 연쇄 공습으로 민간 피해가 누적되고 있으나 사우디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방 주요 언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온 사우디 경제 개혁 구상도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이란 측 무장 세력, 사우디 왕세자를 압박하다' 제하의 기사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막대한 (재정) 지출과 후티 위협에 대한 오판의 결과로 경제 상황 악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왕세자는 백악관 방문으로 올해를 기분 좋게 시작했고, 이란 전쟁 발발 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우회 송유관으로 석유를 수출하며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그러나 후티와의 전투가 격화되면서 왕국 안보와 왕세자의 야심찬 구상에 새로운 도전이 제기됐다"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최소 12명이 숨지고 310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된 10일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피격은 후티 미사일 1발이 공항을 직격하면서 피해가 막대해졌다.
당시 사우디는 예멘발 미사일을 다수 요격했다고 발표했으나, 탄도미사일 최소 1발이 방공망을 뚫고 공항에 떨어진 것이다. 복수의 사우디 당국자는 WSJ에 "추가 공격을 막을 때 필요한 요격 미사일이 부족해지고 있다(running low on interceptors)"고 토로했다.
방공망 부실이 확인되면서 빈 살만 왕세자조차 공개 동선을 최소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벙커를 갖춘 궁궐 내부 시설을 통해서만 이동하고 있으며, 지난 6일 헌혈 행사에 참여한 뒤로는 아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사우디는 '메카 공동방위협정' 체결국인 파키스탄을 핵심으로 주요 우방국에 방공 무기 지원을 요청했으며,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외국 용병 부대를 모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보유 중인 요격 미사일 전력은 수도 리야드와 주요 에너지 기반 시설 방공 위주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항이 연일 피격되는 수준의 안보 불안 상황은 대규모 외자 유치를 전제로 하는 빈 살만 왕세자의 사우디 경제 구상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은 "왕세자는 지난 10년간 사우디 현대화를 과시하고 투자와 관광을 유치하기 위해 미래도시 네옴시티, 리야드의 거대한 정육면체 건축물, 사막 스키리조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수조 달러를 쏟아부었다"며 "이는 연 예산이 약 3500억 달러인 사우디에게는 매우 공격적인 규모"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올해 1~2분기 외국인 투자가 감소해 왕세자가 설정한 2030년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고 있으며, 국방비와 기반시설 비용 증가는 경제 다각화에 필요한 자금을 잠식할 위험이 있다. 인공지능(AI)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도 위험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미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 계획을 포기했고,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와 2034년 월드컵 개최 재원 확보에도 불확실성이 생겨난 상태다. 사우디 재무부는 2026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후티 공세를 멈춰세울 수 있는 핵심 변수인 미국이 여전히 참전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는 가운데, 사우디가 결국 예멘에 지상군을 투입하게 될지에도 국제사회 관심이 쏠린다.
사우디는 2014~2022년 이어졌던 예멘 내전과 최근 본격화된 후티 전면 공세 등 홍해 전선에서 예멘 정부군 후방 지원을 맡아왔다. 직접 참전에는 거리를 뒀다.
후티가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핵심 거점 모카를 공격할 때도 확전을 우려해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지난 4일 정부군이 대규모 반격을 시작했을 때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을 통해 전투기 약 100대를 보내 공중 지원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현재 방식으로는 후티 공세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남은 선택지가 전면전 개시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는 것이다.
CNN은 "사우디는 현재까지 반(反)후티 연합군(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공중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에 머무르며 자국 지상군 투입을 피해왔으나, 토요일(11일) 리야드 공항 공격 이후에도 이 같은 자제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다만 후티와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사우디 입장에서는 사실상 일방적인 손해라는 점, 사우디의 후티 제압을 장담할 수도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직접 참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많다.
후티로서는 공항이나 석유 시설 타격을 이어감으로써 사우디 경제에 불확실성을 강요하는 상황 자체를 승리로 포장할 수 있다. 사나의 주요 인프라가 이미 대부분 파괴돼 사우디가 공격할 만한 표적이 많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로 사우디 입장에서는 후티를 완전히 분쇄할 때까지는 유의미한 이득이 없다. 오히려 사우디의 참전 결정이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중동연구소의 그레고리 가우스 연구원은 "사우디의 문제는 후티의 인프라 공격으로 입는 피해가 (사우디가) 후티에 입힐 수 있는 피해보다 크다는 것"이라며 "리야드 공항 공격은 사우디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나아가 나타샤 린드스테트 에섹스대 교수는 이날 포브스 기고에서 "사우디군은 왕실 보위와 쿠데타 방지를 위해 국가방위군과 왕실경호대로 분리돼 있으며, 최근에도 소통 부족으로 후티 병력 10만명 집결을 탐지하지 못했다"며 "사우디군은 후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NN도 "후티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소규모 종교 집단에 불과했으나, 이란 지원을 바탕으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텔아비브까지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했다"며 후티가 열 추적 미사일, 인공지능(AI) 기반 유도 프로그램 등 첨단 기술을 활용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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