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안 거치고 금 거래…中, 홍콩서 위안화 국제화 새 통로
등록 2026.10.14 11:30:20수정 2026.10.14 12:26:24
홍콩, 위안화 표시 금시장 확대…3년 내 금 보관능력 2000t 이상 목표
中 23개월째 금 매입·해외 금광 확보…전문가들 "달러 의존도 점진적 완화"
![[베이징=AP/뉴시스] 2023년 3월3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은행 건물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03.](https://img1.newsis.com/2026/08/08/NISI20260808_0002207581_web.jpg?rnd=20260808202438)
[베이징=AP/뉴시스] 2023년 3월3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은행 건물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0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중국이 홍콩을 위안화로 금을 거래하는 국제시장으로 키우면서 위안화의 해외 사용처를 넓히고 있다. 금 거래에서 달러를 거치지 않고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구상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의 금 거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금 보유량을 늘리는 움직임이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보도했다. 찰스 창 S&P글로벌레이팅스 중화권 기업신용평가 책임자는 홍콩의 금 거래량이 늘어나면 달러와 연계되지 않은 위안화 표시 실물 금 거래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 책임자는 위안화 국제화의 걸림돌로 해외에서 위안화를 실제로 사용할 곳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위안화를 받은 거래 상대방이 이를 금으로 바꿀 수 있게 되면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는 통로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 거래를 통해 위안화의 사용처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현재 국제 금융과 무역 거래에서는 달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위안화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CNBC가 인터뷰한 전문가들도 홍콩의 금시장 확대만으로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가 단기간에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홍콩 정부는 지난 9월 발표한 2026~2030년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에서 위안화 표시 금시장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위안화로 가격을 매기고 결제할 수 있는 금 거래를 늘려 국제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런 구상을 뒷받침할 시설도 마련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황금거래소는 지난해 6월 홍콩에 첫 역외 금 인도 지정창고를 열고, 홍콩에서 실물 금을 인도받을 수 있는 거래 계약을 상장했다. 중국 본토 밖의 국제 투자자들이 홍콩에서 금을 인도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 7월에는 홍콩의 금 중앙청산·결제 시스템이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거래 당사자 사이의 금 이전과 결제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홍콩과 상하이 금시장 사이에서 실물 금을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연계 장치도 도입됐다. 금의 거래부터 보관과 인도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 조치다.
홍콩은 금 보관시설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홍콩국제공항의 귀금속 보관소는 기존 150t의 수용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공항공사는 보관시설을 1000t급 규모로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시설까지 포함해 향후 3년 안에 홍콩 전체 금 보관능력을 2000t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창 책임자는 보관시설 확충 계획이 실현되면 홍콩이 세계 최대 금 거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거래 인프라 확충과 별도로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도 늘리고 있다. 세계금협회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기준 중국의 공식 금 보유량은 2300t을 웃돌았다.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인 미국은 같은 기간 8100t 이상을 보유해 중국의 세 배를 넘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까지 23개월 연속 금을 매입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금 매입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장기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의 궈타이쥔안인터내셔널에서 리서치를 총괄하는 하오 저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23개월 연속 금 매입이 위안화 국제화 전략의 신뢰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 금융시스템의 장기적인 신뢰 기반을 강화하고 달러 표시 준비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저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만으로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 보유 확대가 위안화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는 있지만, 국제 무역과 투자,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사용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 항저우의 난화선물에서 귀금속·신에너지 연구를 총괄하는 샤잉잉 책임자도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미국 국채와 달러 준비자산에 대한 세계 금융시장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달러의 우위를 점진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 보유량을 늘리는 국가는 중국만이 아니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여러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확대했다. 세계금협회 통계에서는 폴란드가 이 기간 중국보다 더 많은 양의 금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을 통한 준비자산 다변화가 중국에만 국한된 움직임은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은 금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금광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주요 금광을 인수해왔다. 금 보유량을 늘리는 동시에 금 생산과 공급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창 책임자는 중국의 금 관련 계획과 활동을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이 종종 놓치는 것은 이 전략의 포괄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화이베이=AP/뉴시스] 2012년 6월8일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중국 위안화 지폐를 세고 있다. 2012.06.08.](https://img1.newsis.com/2026/08/08/NISI20260808_0002207585_web.jpg?rnd=20260808205849)
[화이베이=AP/뉴시스] 2012년 6월8일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중국 위안화 지폐를 세고 있다.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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