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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성공과 실패, 7년만에 처지 바뀐 뉴캐슬과 레스터

등록 2023.05.29 18: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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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6 시즌 레스터 우승 신화썼지만 뉴캐슬은 2부 떨어져

뉴캐슬은 적극 투자로 챔스리그 진출, 안일했던 레스터는 강등

[레스터=AP/뉴시스] 레스터 시티 선수들이 2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2~2023 EPL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에버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에버튼이 1-0으로 승리하면서 레스터의 강등이 확정됐다. 2023.05.29.

[레스터=AP/뉴시스] 레스터 시티 선수들이 2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2~2023 EPL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에버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에버튼이 1-0으로 승리하면서 레스터의 강등이 확정됐다. 2023.05.29.


[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딱 7년이 걸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희비가 교차되기까지. 뉴캐슬은 유럽클럽대항전에 11년만에 복귀할 수 있게 됐고 레스터는 강등 칼날을 맞았다.

레스터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 홈경기에서 하비 반스와 바우트 파스의 연속골로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에 열린 경기에서 에버튼이 본머스를 상대로 1-0으로 이기는 바람에 레스터는 강등 순위인 18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레스터는 에버튼이 본머스와 비겼을 경우 승점이 같아지고 골득실에서 앞서 강등을 극적으로 피할 수 있었지만 끝내 다음 시즌을 리그 챔피언십(2부)에서 맞게 되는 운명이 됐다. 이와 함께 리즈 유나이티드는 토트넘 홋스퍼에 1-4로 완패, 19위에 그치며 함께 강등됐다.

반면 일찌감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 뉴캐슬은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뉴캐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올 시즌 EPL을 4위로 마쳤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지켰다.

공교롭게도 뉴캐슬과 레스터의 운명은 7년만에 엇갈렸다. 뉴캐슬은 2015~2016 시즌 EPL에서 18위에 그치며 2008~2009 시즌에 이어 두 번째 강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비해 레스터는 신데렐라의 주인공이 됐다. 2013~2014 시즌 리그 챔피언십 우승으로 2003~2004 강등 이후 10년만에 EPL에 복귀한 레스터는 뉴캐슬이 강등됐던 그 시즌에 제이미 바디를 앞세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8경기 가운데 무려 23승을 거두고 단 3패밖에 당하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레스터는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에도 5위를 차지하며 그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도 나갔다.

뉴캐슬과 레스터의 운명이 불과 7년만에 극과 극으로 엇갈린 것은 구단주의 투자 의지와 안정적인 선수 운영 덕분이다.

뉴캐슬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에 인수된 이후 공격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했다. 키에런 트리피어와 브르누 기마랑이스를 2021~2022 시즌에 데려왔고 올 시즌을 앞두고도 맷 타겟, 닉 포프, 스벤 보트만 등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여기에 지난 2021년 11월 임명한 에디 하우 감독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선수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반면 레스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골문을 맡아왔던 카스퍼 슈마이켈을 떠나보냈다. 슈마이켈은 골키퍼였을 뿐 아니라 팀에서 중심 역할을 해줬던 선수였기에 그의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파스와 빅토르 크리스티안센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게다가 레스터는 성적이 조금만 나쁘면 감독 갈아치우기를 반복했다. EPL 우승을 이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지난 2017년 2월 경질한 레스터는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클라우드 푸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을 영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경질되기 일쑤였다.

셰익스피어 감독은 불과 8개월, 푸엘은 14개월 동안만 레스터를 이끌었고 그나마 로저스가 4년 2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지만 시즌 초반 성적이 떨어지자 지난달 경질됐다. 딘 스미스 감독이 레스터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끝내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레스터가 이처럼 7년만에 강등된 것은 모기업인 태국 면세점업체 킹파워의 매출 부진과 관련이 있다.

영국 BBC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산업이 중단되면서 킹파워의 면세점 사업도 부진했다. 구단은 선수 연봉 지급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미국 ESPN도 "레스터는 지난 몇 시즌 동안 노쇠한 우승 멤버들을 효과적으로 바꾸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레스터는 36세로 스트라이커로서는 나이가 많은 바디를 그대로 두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레스터는 이제 적잖은 선수들을 내보내야 한다. 다음달에 계약이 끝나는 선수 7명에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8명이 있다. 계약이 끝나는 선수 7명은 이적료 없이 떠나보내야 하고 8명과 협상도 2부로 떨어졌기 때문에 불리하다.

또 몇몇 선수는 팀이 강등되더라도 연봉이 깎이지 않게 계약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에 대해 레스터를 '강등된 팀 가운데 가장 비싼 스쿼드'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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