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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품질조작 사태 전 세계로 확산되나···GM·포드도 조사

등록 2017.10.12 15: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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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제강 품질조작 사태 전 세계로 확산되나···GM·포드도 조사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의 대형 철강업체 고베(神戶)제강의 알루미늄·구리 등 품질데이터 조작과 관련해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돠 관련 조사에 착수하는 등 이번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는 11일 고베제강의 품질데이터 조작 문제로 인한 자사 제품의 영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GM은 "고베제강이 공급하는 구리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이상의 정보는 없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 모터도 고베제강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고베제강은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해 자동차용 알루미늄 소재를 판매해 왔다.

 고베제강은 앞서 지난 8일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알루미늄과 구리의 강도 등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품질조작에는 고베제강의 관리직 직원 수십명이 관여했으며, 10년 이상 전부터 조작이 지속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오랜기간 조직적으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조작이 드러난 것은 알루미늄이 1만 9300t, 구리 2200t, 알루미늄 단조제품이 1만 9400개로 고베제강의 알루미늄·구리 사업의 연간 매출액의 약 4%를 차지한다. 

 문제가 된 고베제강 제품을 공급받은 업체는 도요타자동차 및 닛산자동차, 미쓰비시중공업에 이어 철도, 항공우주, 방위산업 분야에 걸친 일본 내 약 20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방위 관련 업체는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스바루, IHI 4개사로 이들 업체는 문제가 된 제품을 방위 장비 제작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철도의 경우, JR도카이(東海) 및 JR니시니혼(西日本)이 운행하는 신칸센 일부분에 일본공업규격(JIS)기준 미달인 고베제강의 알루미늄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운행사는 열차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JR규슈(九州)도 재래선 보통열차 12개 차량의 차체에 문제의 알루미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JR규슈 측도 열차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산업 전반으로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알루미늄·구리 제품 뿐 아니라 지난 11일에는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철분(鉄粉·쇳가루) 및 자회사가 제조한 금속제품에 대해서도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 가운데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은 12일 오전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서울=뉴시스】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오른쪽)이 12일 오전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알루미늄·구리 등 품질데이터 조작 파문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사진출처: NHK캡쳐) 2017.10.12.

【서울=뉴시스】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회장 겸 사장(오른쪽)이 12일 오전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알루미늄·구리 등 품질데이터 조작 파문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사진출처: NHK캡쳐) 2017.10.12.



 가와사키 회장은 경제산업성 측에 "당사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불신과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출하된 부적합품의 안전 확인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 후 기자단에게 "고베제강의 신뢰는 제로(0)로 떨어졌다"면서도 "지금은 원인규명 및 재발방지를 최우선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사퇴로 조기 사임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경제산업성은 이번 사태와 관련, 고베제강 측에  2주 내로 제품의 안전성의 검정결과를 공표하고 1개월 내로 원인 분석과 대책에 대해 밝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 회장은 경제산업성 방문 후 기자단에 품질조작이 철강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국내외에 품질조작이 의심되는 것이 있다"면서 문제가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거래처에서) 손해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파문은 향후 자동차 리콜 사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고베제강은 집단 소송 에 휘말리는 등 거액의 비용을 물 수 있다. 이미 고베제강소는 이번 사태가 자동차 리콜사태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고베제강은 전액 출자 자회사인 신코(神鋼)부동산의 주식을 매각할 방침을 확정했다. 신코부동산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임대 및 분양을 하는 업체로, 부동산 자산규모는 900억엔(약 9000억원) 정도다. 매각액은 약 500억엔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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