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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폭증세에 속수무책 인도…변이 위험성은 얼마나?

등록 2021.04.26 16: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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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하루 30만명 확진에 2000명대 사망으로 통제불능

느슨한 방역에 이중변이 발생으로 확산 속도 빨라진 듯

브라질·미국 변이 함께 가진 형태…전파력 강하게 진화

백신·항체치료제 효과 떨어지고 치사율 올라갈 수도

국내에서 인도 변이 9명 발견…당국, 항공편 운항 중단

[잠무(인도)=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주 잠무의 화장터에서 방호복을 입은 요원과 가족이 코로나19 사망자의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1.04.24

[잠무(인도)=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주 잠무의 화장터에서 방호복을 입은 요원과 가족이 코로나19 사망자의시신을 옮기고 있다. 2021.04.24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폭증세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두 종류를 함께 보유한 이중변이에 이어 삼중변이까지 발견됐는데,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도 더 강력할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의 25일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276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이후 5일 연속 하루 사망자가 2000명을 넘었다. 최근 4일간 누적 신규 사망자는 9758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이날 34만9691명으로 나타나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는 1696만172명으로 불어났다.

외신은 수많은 시신이 쉴 새 없이 화장되는 뉴델리의 한 화장장의 모습을 전했다. 언론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사망해서 이들을 감당할 화장터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안타깝게 사망한 이들을 제대로 보내주는 것조차 힘든 상태"라고 보도했다.

올해 초 1만명 안팎에서 관리되던 인도의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월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통제했다고 자신한 인도 정부가 방역 정책을 느슨하게 가져간 결과라는 지적이다. 인도 북부 갠지스강변에서는 1월부터 대규모 힌두교 축제인 '쿰브 멜라'가 열리고 있다. 하루 최대 수백만명의 힌두교 신자들이 '노마스크'로 강으로 뛰어들었다.

또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도 인도의 빠른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인도에서 유행 중인 이중 변이 바이러스(공식 명칭 B.1.617)는 브라질 변이(E484Q)와 미국 변이(L452R)에서 발견된 변이를 이중으로 가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되고 있다.

아직까지 인도 변이는 영국·남아공·브라질 변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주요 변이'에 포함되지는 않고 있지만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도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기 때문에 이 단백질 유전자의 변이가 바이러스 감염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도 변이는 남아공 변이와 브라질 변이와 같은 부위에 변이가 있어서 현재 개발된 백신이나 단일항체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또 전파력은 물론 치명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도 변이는) 좋지 않은 부위에 변이가 생겼다. 왕관 형태의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결합력이 증가하고 바이러스의 양이 늘어날 수 있다"며 "영국 변이든 남아공 변이든 인도 변이든 전염력은 올라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개발된 백신과 항체치료제들은 대부분 우한의 오리지널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만들었다"며 "이걸 접종하면 항체가 생기는데 머리 부분의 변이 때문에 결합력이 떨어져 효과가 낮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증도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별로 없지만 감염력은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인도 변이는)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에 미국 변이가 같이 겹쳐있는데 미국 변이는 20% 정도 전파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치사율은 데이터를 내봐야 하겠지만 영국 변이나 다른 나라의 변이를 봐도 치사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이번 대유행은 젊은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도 뉴델리에선 새 환자의 65%가 45세 미만이고, 벵갈루루의 경우에는 40세 이하의 비중이 작년 58%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해 유행때는 거의 볼 수 없었던 12세 이하 어린이가 입원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연구자들은 아직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감염 연령대를 낮췄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 변이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도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인도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사람 가운데 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9명은 인도 변이 감염자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은 인도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이달 13일부터 입국 시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했다. 21일부터는 입국 단계에서 전수 PCR 진단검사 실시하고 있다. 또 24일부터는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인도의 경우 정기편이 없기 때문에 부정기편 운영 허가에 대해서 일시중지를 시키고 내국인의 이송목적 시 탑승비율을 제한하는 등의 제한적 조치를 함께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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