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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최소 1%' vs '관리 가능'…北 코로나19 유행 심각성은?

등록 2022.05.19 10:32:06수정 2022.05.19 11: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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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백신 접종, 의료 여건 고려시 北 치명률 최소 1% 전망
"봉쇄 정책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의견도
의약품 적기 공급 가능 여부가 관건…중·러에 의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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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17일 평양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가정집을 방문해 교육하고 있다. 2022.05.18.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발열자가 하루에 30만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고 누적 환자는 200만명에 근접했다. 아직 누적 사망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2270여명의 발열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4월 말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발열 환자 수는 197만8230명으로 200만명에 육박했다. 북한이 확진자 대신 발열자 수를 발표하는 것은 진단기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사망자는 1명이 추가돼 63명으로 늘었다. 유증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내부 통계 집계를 완전히 신뢰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 치명률은 0.1% 수준이었지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 상황이 열악한 북한에서는 치명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낮은 것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치료제 사용, 중환자 병상의 충분한 확보 등의 영향이었다"며 "북한은 이중 충족되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변이가 확산될 경우 심각한 인명 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가깝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발열 비율이 30% 밖에 안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 발표의) 3배 이상 확진자가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료제가 없고 백신만 맞을 때는 치명율이 0.3%였다. 북한은 의료 환경과 백신 접종율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최소 1%에서 2%는 나온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에서 전체 인구의 30% 가량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치명률이 1%라고 가정하면 약 7만8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열악한 의료 여건 등을 고려할 때 1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대기근을 겪었다. 이 시기 30만~1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식 봉쇄 정책을 통해 확산세를 막으면 고난의 행군 때와 같은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7년간 의사로 근무했던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그렇게 통제 불가능한 상황은 아닐 정도로 컨트롤(통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며 "컨트롤이 가능하니까 공식적으로 이야기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기존의 북한식 폐쇄적인 방역 정책을 고수하겠다' '중국식을 따르겠다'고 밝혔는데, 중국식 방역의 가장 핵심은 폐쇄·봉쇄다. 북한은 여전히 기존의 것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북한이 2년 3개월 동안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하다가 오미크론을 인정했다. 이것은 그동안 확진자 '제로'라고 했던 것이 사실이고, 오미크론 정도의 치명률이 낮은 감염병도 국가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국가 비상을 걸어서 대응한다는 말이다. 북한의 방역기준이 높다는 것이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내부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적은 사망자 수를 공개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최근 '북한 오미크론 사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 "현재 북한의 사망자가 확산 속도에 비해 적다고 생각되는데 북한 당국에서 최대한 공포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굉장한 홍보전을 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물리적 통제 시스템은 과거 고난의 행군 때보다 많이 회복됐기 때문에 시군 구역 단위의 봉쇄와 통제는 상당히 잘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외의 문제들이 심각하다. 의약품 공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지가 갈림길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리나라나 국제사회에 먼저 백신 등 의료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선 자체적인 봉쇄 정책으로 확산을 막고 지원을 받더라도 중국 등 사회주의권 국가에 먼저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진수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은 "북에서는 자체적인 사회주의적 방역을 통해 전파를 억제하려고 매우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전문가들이 일부 북으로 입국했다는 보도도 있는 것으로 봐서 중국을 통한 지원과 협력에는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현재 북한의 코로나19 유행 진행 상황과 열악한 의료 여건을 고려할 때 백신보다는 기초적인 의약품과 방역 물품이 더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재훈 교수는 "한가지만 지원이 중요한 건 아니고 '풀 패키지'로 들어가야 한다. 마스크, 진단키트, 기초적인 의약품이 들어가야 한다. 북한이 봉쇄를 통해 시간을 번다면 그 사이 백신 접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우선은 검사를 해서 최소한의 격리를 해야한다. 자가검사키트 같은 검사기기가 필요하다. 초과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당뇨·고혈압 치료제, 항생제 등 기초적인 의약품도 필요하다. 백신 접종은 수용소 등에 있는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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