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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영예(종합2)

등록 2022.07.05 19:18:00수정 2022.07.05 19: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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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수학계의 노벨상' 별칭…'만 40세 이하' 젊은 과학자로 수상자 제한
'리드 추측' 등 수학 난제 해결…대수기하학 토대 확장 공로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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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AP/뉴시스] 허준이(June Huh, 오른쪽) 교수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을 받고 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는 이날 한국계 최초로 상을 받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2022.07.05.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5일 수학자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을 받았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계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2022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열어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합 대수기하학을 통해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쾌거를 이룩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허 교수(미국, 한국계·39) 외에 마리나 비아조우스카(우크라이나·38), 위고 뒤미닐코팽(프랑스·37), 제임스 메이너드(영국·35)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특히 비아조우스카는 필즈상 사상 두 번째 여성 수상자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노벨상보다 더 받기 어려운 상으로 꼽히기도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열어 새로운 수학 분야를 개척한 '만 40세 이하'의 젊은 학자 최대 4명에게 수여하는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노벨 수학상'이 없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한편에서는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 여기에 나이 제한까지 있어 노벨상보다 받기 더 어려운 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아시아에서 노벨상 최다 수상국(29명)인 일본도 그간 필즈상 수상자가 3명에 불과할 정도다. 1983년생인 허 교수는 이번이 필즈상을 탈 마지막 기회였고, 잘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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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AP/뉴시스] 허준이(June Huh) 교수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는 이날 한국인 최초로 상을 받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으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2022.07.05.

◆약 50년 묵은 수학 난제 풀어 세계적 관심 집중

허 교수는 아버지 고려대 통계학과 허명회 명예교수와 어머니 서울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이인영 명예교수가 함께 미국 유학을 하던 중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낳았다.

또 서울 방일초등학교, 이수중학교, 상문고등학교(중퇴) 등 국내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이어 2007년에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학위를, 2009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허 교수는 2012년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대학원 시절 50년 가까이 지구상 누구도 풀지 못한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해결해 스타로 떠올랐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문제다. 이어 '로타 추측', '메이슨 추측', '다우링-윌슨 추측' 등 10여개의 난제를 풀었다.

그의 연구 업적들은 수학계는 물론 정보통신, 반도체 설계, 교통, 물류, 기계학습, 통계물리 등 여러 응용 분야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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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필즈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사진=행사 중계 홈페이지 캡처) 2022.07.05


◆고교 자퇴한 '수포자', 세계 최고 수학자로

그의 인생 궤적은 독특하다. 필즈상 수상자 대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과 달리 허 교수는 어렸을 때 수학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수학 문제집 뒤 페이지에 있는 답지를 베껴 아버지에 혼난 경험이 있는 등 소위 말하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몰라 시인, 과학기자 등 다른 진로를 고민하며 방황하기도 했다. 실제 고등학교 때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한 일화는 유명하다.

수학의 즐거움을 안 것은 대학교 때부터다.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한 서울대에서 역시 필즈상 수상자인 일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학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

그는 히로나카 교수와 학생회관에서 점심을 같이 즐겨 먹으며 대수기하학의 특이점 이론에 대해 토론했다. 대학원 재학 시절 리드 추측을 풀어내는 데는 이때 쌓은 지적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내일 간담회 통해 수상 소감 밝힐 계획…8일 귀국

허 교수는 앞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내외 수학자들과 활발한 연구활동을 한층 넓혀나갈 계획이다.

허 교수는 이날 수상 소감에 대해 "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입니다"라면서 "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편 허 교수는 오는 6일 대학수학회와 고등학과원에서 공동 주최하는 2022년 필즈상 수상 기념 기자브리핑에서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8일 오전 9시 45분 한국에 도착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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