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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인수 시 HMM 사업 다각화 무산 우려…왜?

등록 2024.01.05 07:30:00수정 2024.01.05 07: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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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15조 투입해 벌크선단 확대 계획 전면 백지화 우려↑

통합 선대 꾸릴 경우 'HMM=컨테이너', 팬오션=벌크' 예상

하림 인수 시 HMM 사업 다각화 무산 우려…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HMM의 사업 다각화 추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MM은 컨테이너선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벌크선 매출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인데 하림의 기업 인수로 이런 계획이 크게 뒤바뀔 위기에 처했다.

하림은 컨테이너선 위주의 HMM과 벌크선 위주의 팬오션을 통합한 선대를 꾸리며 해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인데 이렇게 되면 HMM의 벌크 선단 확대 같은 중장기 계획이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경쟁력 저하도 예상된다.

15조 투입해 벌크선단 확대 계획 전면 백지화 우려↑

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2022년 7월 2026년까지 120만TEU 친환경 선대를 확보하는 한편 벌크선을 55척으로 늘릴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2년 기준 HMM 매출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93.12% 정도다. 반면 벌크선은 5.89%에 그친다. 매출 비중이 치우치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아지자 HMM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상반기 독일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던 대형 벌크선 뉴캐슬맥스를 600억원에 인수했고, 폴라리스쉬핑 인수를 추진하는 우리PE와 FI 협약도 맺은 것도 벌크 선단 확대 행보다.

벌크 선단 확대와 함께 HMM은 화주들과 원자재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선박의 80%를 친환경 선대로 교체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선사, 친환경 연료, 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뒷받침할 미래전략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하고 e-플랫폼 구축, ERP 고도화 등 디지털화에도 1500억원을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선대 꾸릴 경우 'HMM=컨테이너선', 팬오션=벌크선' 예상

그러나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하림이 선정되자 최근 이런 상황은 180도 변했다. 하림은 팬오션과 HMM을 독자 기업으로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 선대'를 꾸릴 방침이다.

하림이 새 주인이 될 경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매출 비중을 6대 4 또는 7대 3 수준으로 맞춰 실적 변동성을 줄이려던 HMM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컨테이너', 팬오션=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나눌 수 있어서다.

하림이 통합 선대를 어떤 식으로 꾸릴 지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그룹 내 계열사인 팬오션의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HMM의 벌크선 확대를 추진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점친다.

또 계획된 친환경 선대로의 교체 작업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하림이 인수금융을 해결하기 위해 HMM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친환경 선대 투자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HMM의 새주인이 되면 벌크선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HMM의 사업 다각화 계획은 팬오션의 사업 부문과 겹쳐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1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HMM의 미래를 위해 사용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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