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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웅 한인군의관 존오 중령의 모스일병 구하기

등록 2010.12.10 15:11:34수정 2017.01.11 12: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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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동료 군인을 살려낸 한인 군의관 존 오(John Oh) 중령의 무용담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존 오 중령. <사진=밀리터리타임즈 동영상 캡처>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동료 군인을 살려낸 한인 군의관 존 오(John Oh) 중령의 무용담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욕한인회(회장 하용화)는 지난 7일 제51주년 미주한인의 날 행사에 아프간전쟁 영웅인 을 초청, ‘Honorary Service Award’ 상을 시상한다고 밝혔다. 미주한인의 날 행사는 내년 1월13일 열린다.

 존 오 중령은 2006년 아프카니스탄 미 육군 야전 병원 책임자로 활약하던 중 왼쪽 엉덩이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박힌 채 후송된 모스 일병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전쟁영웅이다.

 존 오 중령의 영웅적 스토리는 지난 10월19일 미주한인사이트인 케이아메리칸 포스트의 보도로 한인사회에 뒤늦게 알려졌다.

 오 중령이 아프간의 미육군 야전병원에서 피투성이로 실려온 차닝 모스(Channing Moss) 일병을 본 것은 2006년 3월16일이었다.

 모스 일병은 당시 탱크를 공격할 때 쓰이는 로켓추진수류탄이 엉덩이에 박힌 채 실려왔었다. 당시 육군 수칙은 폭탄이 몸에 박힌 군인은 추가적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병실에서 멀리 떨어진 벙커에 방치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오 중령은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규정을 어기고 폭탄제거 수술에 참여할 지원자를 모으고 손수 집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오 중령의 목숨을 건 행위로 모스 일병은 생명을 구했고, 아내와 두 딸과 감격적인 재회를 할 수 있었다. 오 중령은 “비록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병이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바라보며 2시간에 걸친 수술을 무사히 끝낸 순간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 무엇보다 수술실 문으로 다시 걸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 기뻤다”고 회상했다.

 미 육군은 오 중령의 공로를 인정하여 2007년 1월 비교전(非交戰) 상태에서 동료군인의 생명을 구한 영웅적인 행동을 한 미군에게 수여하는 ‘Soldier’s Medal‘을 수여했다.

 뉴욕한인회 하용화 회장은 “오 중령의 희생정신을 높이 기리고 한인들뿐만 아니라 미국사회에도 큰 귀감을 삼기 위해 제51주년 뉴욕한인의 밤 및 미주한인의 날 연례만찬에서 Honorary Service Award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에서 복무 중인 오 중령은 뉴욕한인회의 초청과 수상소식을 접하고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기꺼이 참석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

 오 중령은 케이아메리칸 포스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목숨을 건 수술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손을 든 동료 군인들의 희생정신이 오히려 놀라운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는 긴박했던 수술을 마치고 지금 그의 아내가 된 연인에게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 로켓이 박힌 환자가 와서 수술해서 빼냈어요. 모든 게 괜찮아요”(Doing well. I had patient with rocket and took it out. Everything is fine)”하고 담담하게 보냈다. 그는 “아내가 나중에 자세한 내용을 알고 난후 무척 자랑스러워 했다”고 웃음지었다.

 오 중령은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3살 때 미국 메릴랜드로 이민왔다. 그는 1993년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육군장학금으로 1998년 뉴욕 메디컬 스쿨을 마쳤다. 2005년 11월 아프가니스탄으로 배치된 지 4개월만에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한 것이었다.

 그에게 미국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버지는 북한 출신입니다. 한국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늘 말씀하셨죠. 미국으로 이민 와서는 항상 미국 시민인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해오셨습니다. 저는 미국인이 된 것이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지역생활여건 개선 등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또 미국은 지금 전쟁 중이다. 야전병원에 있으면 미군 사상자들을 매일 본다. 그것을 한인사회가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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