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나얼 인터뷰, 혹시 읽은 적 있나요?…'바람기억'

등록 2012.09.20 08:01:00수정 2016.12.28 01:1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드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 없죠. 제일 첫 번째 목적은 저 자신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에요."  데뷔 13년 만에 첫 정규 앨범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을 발표한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34)은 "그런 점을 팬들이 사랑해주시니 감사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드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 없죠. 제일 첫 번째 목적은 저 자신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에요."

 데뷔 13년 만에 첫 정규 앨범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을 발표한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34)은 "그런 점을 팬들이 사랑해주시니 감사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저 스스로를 가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문제라면 문제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리스너로 출발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평가와 달리 그룹 '앤썸', 싱어송라이터 윤건(35)과 결성한 듀오 '브라운아이즈'를 통해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나얼은 이번 앨범에서 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뽐냈다.

 그동안 나얼은 솔로앨범을 낼 뜻이 없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같은 중창단이 좋았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이 솔로활동을 하자 자연스럽게 나얼도 솔로앨범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보컬그룹의 특징인 화음을 즐기는 나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편하다"면서도 "혼자 있으니까 외롭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타이틀곡은 '바람기억'이다. 자전적 내용을 솔직하게 풀어낸 노래로 실수로 반키를 높여 녹음했다. 덕분에 호소력이 배가 됐다.  

 '바람기억'을 비롯해 11곡이 담긴 이번 앨범의 특징은 디지털 사운드를 최대한 배제하고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내려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 콘솔을 사용해 믹싱했다. 특히 '솔 피버(Soul Fever)'와 '유 & 미(You & Me)'는 과거의 방식인 버린 릴 테이프로 녹음했다.

 "제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주로 60~70년대 음악을 듣는데 리스너로 시작한 제가 창작자로서 그런 소리를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간 그런 시도를 했는데 결과물이 다르더라고요. 고민 끝에 녹음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어느 정도 해결 방안을 찾은 것 같아요."

 아이돌 그룹의 디지털 음원이 난무하는 시대에 자신감을 과시하거나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은 아닐까? "제가 한국 아이돌들보다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원했던 소리를 찾으려고 한 것 뿐이고 그 소리가 따뜻한 소리였던 거죠. 다만 그 따뜻함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어요."

 이번 앨범의 또 다른 특징은 사운드가 과거로 회귀했다는 점이다. 나얼이 어린 시절 빠져 살았던 1970년대 솔 사운드에서 1980년대의 신스 계열 사운드를 거쳐 1990년대 R&B 발라드에 이르는 복고적 사운드 등 그의 음악적 토대가 된 사운드들이 망라됐다. 특히 1970년대 '필라델피아 솔'의 감성을 담아낸 가녀린 팔세토 창법이 눈에 띈다.

 "사춘기에 듣는 음악에 큰 영향을 받잖아요. 80~90년대 음악을 들은 것인데 점점 거꾸로 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60~70년대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90년대 흑인음악이 어느날 생뚱맞게 나온 것이 아니고 뿌리가 있잖아요. 당연히 그것을 찾아갈 수밖에 없더라고요."

 솔에 바탕한 앨범답게 '영혼의 치유'가 콘셉트다. 나얼은 그러나 "사실 치유라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겼다. "치유는 사람보다 뛰어난 존재가 할 수 있는 거죠. 제 이름 '나얼'은 '내 정신'이라는 뜻이에요. '마이 솔', 솔 음악에 빠진 것도 그런 영향이 있나보다 하지요. 그런 것을 모티브로 삼아서 앨범 제목을 정하고 영적인 치유의 내공을 담고자 했습니다."

 2001년 혜성 같이 등장, '벌써 일년' '위드 커피' 등의 히트곡을 내며 신드롬을 일으킨 브라운아이즈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그 시절을 기억하며 만든 곡 '여전히 난'도 귓가를 맴돈다. 브라운아이즈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드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 없죠. 제일 첫 번째 목적은 저 자신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에요."  데뷔 13년 만에 첫 정규 앨범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을 발표한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34)은 "그런 점을 팬들이 사랑해주시니 감사할 뿐이죠"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윤건 형이랑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다만 "서로 스타일이 그렇죠. 자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형이랑 재미있게 음악을 만들었어요. 사실 (잘 되리라) 기대는 안 했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는데 운이 좋았어요."

 앨범의 마지막 특징은 나얼의 음악적 신념이 적극적으로 표현됐다는 것이다. 뮤지션으로서 신념뿐 아니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지켜온 종교에 대한 신념도 녹아 있다. 신앙 고백을 담은 '스톤 오브 시온(Stone Of Zion)'과 히든트랙으로 37번째 트랙에 놓인 '유 브와너(Yu Bwana)'가 대표적이다. 특히 '유 브와너'는 기독교에서 완전한 숫자인 '3'과 '7'을 모티브로 삼았다. 나얼이 케냐의 대학생 크리스천 밴드 '샘(SAM)'에게 선물한 가스펠이다.

 "신앙적인 내용이 기사로 나가면 좋지 않은 소리도 듣겠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리를 외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얼은 사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똑같은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1년 안에 공연을 하고 음악을 발표하면서 계속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3~4년 살다 보니까 좀 힘들더라고요. 아무도 날 찾지 않는 곳에 가고 싶기고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스스로 치유가 참 많이 됐습니다. 허허."

 나얼은 수줍음을 이유로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미디어와의 접촉을 꺼려왔다. 따라서 팬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점도 상당히 좁았다. "제 성격이 그래요. 뒤에 있고 싶어하지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거든요. 팀으로 공연을 하는 것도 힘들어하는데…. 무대에서 주목을 받는 것을 즐기지 않아요. 혼자 공연하는 것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저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죄송하죠."

 "일단 저 자신부터 싫어하는 일을 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렇다는 마음이다. "제가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녹음해서 앨범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말이죠. 이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한다면 제가 행복하고 팬들도 행복해하지 않을까 합니다."

 MBC TV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나얼은 "출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계원조형예술대 매체회화, 단국대 서양화과를 나오고 단국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 석사과정을 밟은 그에게 그림은 전공이니 취미 이상이다. 꾸준히 전시도 한다. 일본에서 자신의 그림을 사가는데 300만원 가량에 팔렸다면서 "이런 것 말해도 되나"라며 쑥쓰러워했다.

 이번이 마지막 솔로 앨범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솔로 작업에 대한 고충을 드러내기도 한 나얼은 "대단한 능력은 아니지만 저를 사랑해주는 분들에게 보다 진실한 모습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마음을 다졌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진실한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2010년부터 나사렛대 음악학부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나얼은 "학교 강의를 하다보니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제가 불안해보이지는 않았죠? 하하."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