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NBA]역사 쓴 '킹' 르브론 제임스, 고향의 52년 한 풀다

등록 2016.06.20 14:04:51수정 2016.12.28 17:14: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오클랜드=AP/뉴시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결승·7전4선승제)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의 93-89 승리를 이끈 뒤 딸 주리를 안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킹'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건재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를 다시 쓴 제임스는 어느 때보다 값진 우승반지를 끼었다.

 클리블랜드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결승·7전4선승제) 7차전에서 93-89로 승리했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1970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에 2승4패로 밀렸던 아픔도 고스란히 되갚았다.

 클리블랜드는 드라마를 써내며 파이널 정상에 섰다.

 1승3패로 밀렸던 클리블랜드는 5, 6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7차전까지 몰고 가더니 7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했다.

 NBA 역사상 1승3패로 밀렸다가 내리 3연승을 거두고 우승한 것은 클리블랜드가 처음이다. 1951년 로체스터 로열스(현 새크라멘토 킹스), 1966년 보스턴 셀틱스가 1승3패로 밀렸다가 승부를 7차전까지 몰고갔으나 모두 7차전에서 패했다.

 클리블랜드 대역전극의 중심에는 제임스가 있었다.

 지난 14일 열린 파이널 5차전에서 41득점 16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해 클리블랜드를 벼랑 끝에서 구한 제임스는 17일 벌어진 파이널 5차전에서 41득점 8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클리블랜드의 반격을 이끌었다.

 제임스는 이날 경기에서 야투 성공률이 37.5%로 저조해 5, 6차전 같이 위력적인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27득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클리블랜드 승리를 견인했다. 89-89로 팽팽히 맞선 경기 종료 1분50초 전에는 안드레 이궈달라의 골밑슛을 막는 결정적인 블록슛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이널 7차전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것은 1969년 제리 웨스트와 1988년 제임스 워시에 이어 제임스가 역대 세 번째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도 제임스의 차지였다. 제임스는 만장일치로 파이널 MVP를 품에 안았다.

 제임스에게 파이널 우승과 파이널 MVP는 '첫 경험'이 아니다.

 이미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에 몸담았던 2012년과 2013년 파이널에서 우승을 맛봤고, 당시 2년 연속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번 우승 반지는 제임스에게 가장 특별하다.

【오클랜드=AP/뉴시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사진 가운데)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결승·7전4선승제) 7차전에서 팀의 93-89 승리를 이끈 뒤 울먹이고 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근처의 애크런 출신인 제임스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클리블랜드의 간판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0년 7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제임스는 "우승을 원한다"면서 고향을 떠났다. 고향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제임스가 생방송 TV 쇼를 통해 자신의 이적을 발표하면서 고향 팬들은 더욱 낙담했다.

 마이애미 히트와 계약한 제임스는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와 '빅3'를 이뤄 두 차례 우승을 일궜다.

 마이애미에서 4시즌을 뛴 제임스는 2014년 7월 클리블랜드와 4년 계약을 맺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제임스는 "클리블랜드를 떠날 때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었고,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클리블랜드는 오랫동안 그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클리블랜드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지난해 고향 후배 스테판 커리를 앞세운 골든스테이트에 막혀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제임스는 정확히 1년 뒤, 고향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해 52년의 한(恨)을 풀었다.

 클리블랜드라는 도시가 미국 메이저 스포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은 1964년 미국프로풋볼(NFL) 브라운스가 마지막이었다.

 제임스는 승리가 확정된 뒤 두 무릎을 꿇고 코트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우승 트로피와 파이널 MVP 트로피를 소중하게 끌어안은 제임스는 "클리블랜드를 위한 트로피다!"라고 외쳤다.

 그는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하며 "믿을 수가 없다. 역사를 만드는데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임스는 "이것이 내가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다. 우리의 도시에 우승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어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이널 7차전에서 경기 종료 53초를 남기고 결승 3점포를 꽂아넣는 등 26득점을 기록한 카이리 어빙은 제임스를 향해 "지구 최고의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