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계엄령 35주년맞아 야당탄압등 항의

【바르샤바(폴란드)= 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중심가에서 1981년 민주화운동을 막기 위해 내려진 계엄령을 기념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와 여당인 법과정의당이 야당탄압과 사법부 장악등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 여당인 법과 정의당의 강경책에 맞서서 태어난 민주주의 수호위원회(KOD)란 시민단체가 이 시위를 조직했다. 시위대는 현 정권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다면서 "폴란드의 파괴를 중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해 선거를 통해 정부를 장악한 보수 여당은 집권 이후 사법부를 약화시키고 국영 언론매체들을 지배하는 등 권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왔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폴란드 정부의 이런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요아나 그라보프스카(63)는 "현재 폴란드 정부가 하는 짓이 마음에 안든다. 우리가 되찾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다시 빼앗길까봐 두려워서 나왔다"고 말했고 주변의 시위자들은 이 말에 환호하며 폴란드 국기와 유럽연합 깃발을 흔들었다.
야당인 시민연단(CP: Civic Platform ) 소속의 에바 코파치 (60) 전 총리도 "우리는 자유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쓴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정부 지지자들은 인도에 몰려서서 시위행렬을 향해 "빨갱이 돼지들"을 비롯한 갖가지 욕설을 퍼부었다.
이 날 여당인 법과 정의당 총재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현재 폴란드의 정치논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부 지도자들이 야당의 활동에 더 강력하게 개입해서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친스키는 현정부의 실세로 정부에 요구한 야당 규제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제안이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르샤바=AP/뉴시스】폴란드 바르샤바 경찰이 13일 반정부 시위대의 행진에 항의하기 위해 1981년 계엄령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다 희생된 가족들의 사진을 들고 보도에 서있는 친정부 군중과 시위대의 사이를 막아서서 양측의 충돌을 막고 있다.
폴란드의 여당인 법과 정의당은 1989년 몰락한 공산당의 당원들이 너무 쉽게 빠져나갔다며 이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공약하면서 정권을 잡았다. 또한 이전 정부의 중도파 여당 시민연단이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해 저층민이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부익부와 양극화를 초래했다며 비난해왔다.
또한 폴란드 정부는 13일 공산당 시절의 군 최고 장성으로 1981년 12월 13일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던 2명에 대해 계급을 박탈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이들의 호칭에 장군을 붙이는 것을 금지한다고 국방부장관을 통해 발표했다.
안토니 마시에레비치 국방장관은 2014년과 2015년에 사망한 보이체크 야루첼스키 장군과 그의부관이었던 체슬라프 키스차크 장군을 '범죄자'로 규정하고 장군계급을 박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루첼스키는 자신이 폴란드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을 발동해 소련군의 침입을 막은 애국자라고 평생 주장했었다.
여당은 이들 장군에 대한 계급박탈을 신호로 공산국가 시절 군 지휘관이나 비밀경찰 출신으로 은퇴한 사람들의 연금과 복지 혜택을 삭감하는 새 입법을 예고하고 있어 야당을 비롯한 반대파의 반발과 사회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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