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차명으로 맺은 보험…당사자는 실질계약자 아닌 명의인"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직접 보험계약을 맺을 수 없어 다른 사람 이름으로 가입했다면 계약당사자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한모(22)씨가 동부화재해상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씨의 부친은 신용 때문에 본인 이름으로 보험계약을 맺을 수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A씨의 명의를 이용한 것"이라며 "부친은 A씨가 보험계약자가 되는 것을 의도했고 A씨 역시 자신이 보험계약자가 되는 것을 양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청약서 등에 나타난 대로 계약자를 A씨로 알고 계약을 맺고 증권을 발급하고 매달 A씨 명의의 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받아왔다"며 "이 사건 보험계약을 맺은 가입자나 보험자 모두 계약자를 A씨로 하는 것에 뜻이 맞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심은 실질적인 계약자가 한씨의 부친이라고 보고 동부화재 측의 주장을 더 살펴보지 않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씨는 2013년 9월 조업을 나간 부친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자 부친이 맺은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동부화재에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같은 해 12월 소송을 냈다.
사망한 한씨의 부친은 2012년 9월 동부화재와 상해사망보험금을 1억원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맺었다.
다만 부친은 자신이 신용불량자로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없어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 A씨 명의로 계약을 맺고 A씨의 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지급했다.
1심은 한씨 부친의 사망이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계약자도 한씨의 부친이라고 판단해 "1억원을 한씨에게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은 "보험계약은 한씨의 부친에게 신용 문제가 있어 A씨가 권유하면서 A씨 자신이 계약자로 체결한 점, 실제 보험료를 부친이 낸 점, 실제 보험계약서를 작성한 또 다른 보험설계사 B씨가 A씨는 명의만 빌린 것이라고 말한 점 등을 볼 때 실제 계약자는 한씨의 부친"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2심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은 계약당사자의 확정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