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서 가고 싶은 학교로 변신한 제주 시골학교 '눈길'
학생 줄어 폐교 논의되던 풍천초 6년 만에 인기학교로
“학생위주 주도적 질문수업과 다양한 과외활동이 비결”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 풍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15일 오전 학교에서 수학 수업 중 문제를 풀어보고 있다. 2018.10.15.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학생 수가 크게 줄어 통폐합이 논의됐던 제주의 한 시골학교가 6년 만에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변모해 눈길을 끈다. 꾸준하게 이어온 학생 중심의 질문수업과 다양한 특별활동이 결실을 보면서 아이들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15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풍천초등학교 대강당에 학생들이 모였다. 지난 2016년부터 자매결연을 한 서울 동답초등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영화제에 참여한 뒤 이어지는 ‘진로체험 배움 여행’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고학년으로 구성된 ‘인성’팀 학생 5명은 꼼꼼하게 계획한 3일간의 서울 여정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다.
팀명은 ‘인생의 유연성’을 줄인 것이라는 말로 소개를 시작한 이들은 한강과 홍대 등 서울의 유명 관광지를 거치는 일정을 공개했다.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먹을 예정인 음식에 대한 설명과 사진이 프로젝트 화면에 나오자 구경하던 아이들은 일제히 부러움의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발표가 끝나자 아이들은 각자 교실로 돌아가 수업을 준비했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풍천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5학년 학생들의 조별 문제 풀이를 지켜보고 있다. 2018.10.15. [email protected]
5학년 아이들은 ‘소수의 곱셈하는 방법 설명하기’를 배울 차례였다. 선생님이 칠판 앞에서 문제 풀이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조별로 모여 문제를 풀고 서로에게 풀이 방법을 설명했다. 선생님은 빨간 카드가 올라온 조에 가서 잠깐 도움을 줄 뿐이었다.
풍천초는 지난 2016년부터 ‘궁금한 것 못 참아’라는 질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질문, 논쟁, 비교, 가르치기, 문제 만들기 등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것이다.
5학년 담임 강영훈 선생은 “수준이 다양한 학생들이 자기에게 맞는 문제를 만들고 이것을 친구들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진다”면서 “교과서에 없지만 궁금한 내용을 질문을 통해 배워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수업에 참여한 강아연 학생은 “친구에게 질문하는 것은 선생님보다 편해서 소통이 잘 된다”면서 “다른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고 미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김주용 학생은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것도 좋지만 친구가 설명해줄 때 이해가 잘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웃었다.
강 선생은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고 공부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교육 방법을 유대어로 ‘하브루타’라고 하는데 우리 학교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차별화한 교육방식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풍천초등학교 학생들이 15일 오전 학교 강당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2018.10.15. [email protected]
풍천초는 질문수업 이외에도 악기연주, 수영, 승마, 볼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다양한 경험을 유도하고 실력을 쌓는 기회를 준다.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맞춤형 교육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학생 수 증가로 연결됐다. 지난 2012년 4학급 28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는 올해 6학급 84명까지 급증했다.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지난 2016년 진행된 공모를 통해 풍천초에 부임한 고정희 교장은 “풍천초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 서울에서 이사를 온 부모님도 계시다”면서 풍천초의 인기를 설명했다.
고 교장은 그간의 성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도 배려하면서 주장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면서 “선생님과 학교 구성원, 학부모들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폐교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학교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고 교장은 “각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 구성원이 힘을 합쳐 꾸준히 시행해하다보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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