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끝내 눈물…"'하느님 만세!' 외친 정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전·후임 인연
![[서울=뉴시스] 염수정 추기경. 2021.05.01. (사진 = 가톨릭 평화방송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5/01/NISI20210501_0000738574_web.jpg?rnd=20210501115020)
[서울=뉴시스] 염수정 추기경. 2021.05.01. (사진 = 가톨릭 평화방송 유튜브 캡처) [email protected]
염수정 추기경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가 치러지는 5일 동안 조문객들을 담담한 표정으로 맞으며 빈소를 지켰던 그가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에 결국 감정이 북받쳤다.
염 추기경은 1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동 집전한 정 추기경의 장례미사 강론 도중 잠시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순간 성당 안에는 정적이 맴돌았고, 신자들 역시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염 추기경은 "교회의 큰 사제이자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참 슬프고 어려운 일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제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참 허전하다'고 하시던 정 추기경님의 말씀을 저도 깊이 더 실감하게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과 열 두살이 차이가 나지만, 가까이에서 고인이 살아온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2012년 정 추기경의 뒤를 이어 후임 서울대교구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지난 2월 병세가 위중해 입원해 있던 정 추기경에게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세요"라며 이마에 기름을 바르는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드렸다. 병자성사는 노환과 병 등으로, 죽음에 가까이 있는 신자의 구원을 비는 의식이다.
염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정 추기경의 삶을 하나씩 하나씩 신자들과 함께 돌아봤다. "청주 교구장이셨던 정 추기경님이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됐을 때 김수환 추기경님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좋은 교구장을 뽑아 보내주셨다'고 하신 바 있다"고 기억했다.
또 "정 추기경님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얻는 행복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고 신자들을 위한 성경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출간하셨습니다. 당신의 하느님 체험과 그 행복을 신자들과 조금이라도 더 나누고자 단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추구했던 추기경님의 자세는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 15분께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 향년 90세. 정 추기경의 빈소는 명동대성당에 마련됐다. 사진은 2012년 5월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신임 서울대교구장 임명 소식을 전하고 기뻐하는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주교 모습.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1.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04/28/NISI20210428_0017395275_web.jpg?rnd=20210428084420)
[서울=뉴시스]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 15분께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 향년 90세. 정 추기경의 빈소는 명동대성당에 마련됐다. 사진은 2012년 5월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신임 서울대교구장 임명 소식을 전하고 기뻐하는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주교 모습.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1.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 추기경님은 지난 2월 22일 병자성사를 받으시고 마지막 말씀을 하시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 드리겠다는 의지로 '하느님 만세!'를 외치기도 하셨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던 신부님들 의료진들이 지켜보다가 다들 너무 놀랐다. 그래서 정 추기경님의 선종 슬픔과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하느님께 마지막 순명을 다한 자녀로서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염 추기경은 "추기경님이 마지막까지 간직하신 이 부활 신앙 덕분에 우리도 고통과 죽음에 억눌리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다"면서 "오늘 다시 한번 정 추기경님처럼 훌륭한 목자를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 추기경은 장지인 경기 용인 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으로 옮겨져 영원히 안식한다.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 옆 자리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 추기경의 묘비명은 그의 사목 표어였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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