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칠레, 1980년 독재헌법 대체할 제헌의회 선거서 기득권층 참패
독재 붕괴 후에도 독재시대 헌법 30년 넘게 지속…'미완의 개혁' 극복기회
![[산티아고=AP/뉴시스] 15일 칠레 수도에서 시민들이 새 헌법을 만들 제헌의회 선거에 투표하기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https://img1.newsis.com/2021/05/16/NISI20210516_0017457941_web.jpg?rnd=20210518205056)
[산티아고=AP/뉴시스] 15일 칠레 수도에서 시민들이 새 헌법을 만들 제헌의회 선거에 투표하기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칠레는 인구가 1800만 명에 그치지만 사회 및 경제의 여러 실질적인 측면에서 중남미에서 대국이라 일컫는 멕시코와 브라질을 훨씬 앞서는 선진적 면모가 강한 나라다.
구매력 기준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에 달하고 국가평화 수준이 높고 주변의 부패인식 정도는 낮으며 살인율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캐나다 다음으로 낮다.
철권 독재자 밑에서 신음하다 여기에서 벗어난 점과 경제적으로 몇 단계를 올라선 점이 우리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칠레의 민주화와 경제 선진화는 2010년대 들어 한계에 부딪혔는데 특히 집권 엘리트층의 일반 민중 괴리 및 사회 경제 양극화가 심했다.
쿠데타로 좌파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살해하고 1973년 집권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독재 체제는 3000명을 죽이고 철권을 휘둘렀지만 1988년 국민투표로 무너졌고 중도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칠레는 정치, 경제적으로 면모를 일신했으나 피노체트의 1980년 헌법을 없애지 못했다.
2010년 보수 세력이 집권하자 피노체트 헌법에 들어간 '신자유주의' 기조가 힘을 받았고 양극화가 심해졌다. 대학 등록금과 지하철 요금 기습인상 등에 촉발돼 2019년 수도 산티아고 대대적인 시위가 폭발했다. 갈수록 개혁 욕구가 팽배해 200년 10월 새 헌법 제정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고 찬성이 78%에 달했다.
새 헌법을 만들 제헌의회의 155석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을 위시한 보수 연합은 37석에 그쳤다. 집권 엘리트들은 진보적 조항을 막을 수 있는 3분의 1 선 확보를 노렸으나 실패한 것이다. 이 선거와 함께 치러진 최초의 민선 주지사, 주의회 및 시장 선거에서도 피노체트 이후 기득권 세력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추세로 보아 칠레가 '절반 민주화'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새로운 민주 헌법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제헌의회는 12개월 안에 새 헌법 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그 전에 올 11월 대통령과 의회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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