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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 中企에 희망고문…해외로 떠나 사업하겠다"

등록 2022.02.15 19:32:20수정 2022.02.16 08: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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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배달통 광고서비스업체 '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대표 호소

"규제 샌드박스 中企에 희망고문…해외로 떠나 사업하겠다"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제대로된 설명도 없이 무조건 안된다고 합니다. 저희뿐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로 실증 특례를 받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접었어요. 한국을 떠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규제 샌드박스' 1기 기업 중에 한 곳인 뉴코애드윈드의 장민우 대표는 1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뉴코애드윈드는 지난 2019년 5월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디지털 배달통을 활용한 오토바이 광고 서비스' 실증 특례를 받았다. 이어 2020년 2월부터 배달통 3면에 모니터를 붙여 광고하는 '디디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디박스 앱으로 배달 기사가 음식점 배달 요청 콜을 수락하면 배달통 겉면에서 배달을 요청한 곳의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안전 위협에 대한 근거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해"

현행 옥외광고물법상 오토바이에 디지털 광고를 할 수 없게 돼 있는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실증특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실증을 위해 허용된 오토바이 운영대수가 전남 광주 지역에 한해 최대 100대였고 이를 통해서는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어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장 대표가 전국 광역시에 400대씩 허가해 달라고 했지만 정부는 거절했다.

장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에서는 확대를 찬성했지만 행정안전부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며 "대구에 투자자가 나타나 대구만이라도 추가 허가해 달라고 했지만 여전히 거절, 저희 사업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제대로된 근거나 설명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한다"라고 설명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행안부가 규제 당국이라 조율을 했는데 뉴코애드윈드가 허가한 100대 중에 17대 밖에 실증을 하지 못해 허용 대수 확대 불가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세부 법령과 허가를 각 부처와 협의해서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쪽에서 안된다고 하면 강제할 수 없는 여건에 있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제 시행 3주년 '즐거운 출발점'? 글쎄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제가 사업자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하에서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의 전부나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인 규제 개선은 부진하고 규제 당국의 복지부동과 책임 회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까다로운 부가 조건'을 제시하며 중소기업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2019년 1월 시행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그동안 규제 때문에 꿈을 현실로 구현하지 못한 모든 분에게 즐거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슬픈 마침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 신청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이 접었고, 잘된 곳은 일부 대기업"이라고 지적했다.

DH와 투자의향서 체결…UAE서 상용화 추진

장 대표는 한국에서 사업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로 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DH)의 계열사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배달앱 브랜드 '탈라밧'(talabat)과 디디박스를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으며 투자확약서(LOC)를 맺기 위해 현재는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에서 현지화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장 대표는 "UAE의 경우 오토바이 운전자의 사망사고를 낮추기 위해 발광장치를 달아야 한다는 법령이 있어 디디박스를 상용화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며 "한국에서는 위험이 우려되는 오토바이 배달통 광고 사업이 중동에서는 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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