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들, 푸틴과 그 측근, 러군에 대한 증오 깊어지고 있다
"주거지에 폭격 명령 내린 건 푸틴 아닌 러시아 장교들"
러 식당 홈페이지 댓글로 경제 제재 받는 러시아인 조롱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7일 "전쟁은 안 된다"고 쓰인 포스터를 든 남성을 앞세운 전쟁 반대 시위대가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핵 억지력에 경계 태세를 취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모스크바를 비롯해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많은 도시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32개 도시에서 최소 35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2022.2.27](https://img1.newsis.com/2022/02/27/NISI20220227_0018535409_web.jpg?rnd=20220227232738)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7일 "전쟁은 안 된다"고 쓰인 포스터를 든 남성을 앞세운 전쟁 반대 시위대가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핵 억지력에 경계 태세를 취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모스크바를 비롯해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많은 도시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32개 도시에서 최소 35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2022.2.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인들의 증오가 침공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넘어 일반 러시아 주민들에게도 향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이우(키예프)의 아파트에 일주일 이상 갇혀 지내던 유명한 우크라이나 시인 롤렉산드르 이르바네츠가 우크라이나 국민들 정서를 대변하는 시를 발표했다.
그의 팬이 인터넷에 올린 짧은 시에서 그는 "온 세상을 향해 외친다.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썼다. 시인과 팬은 연락이 끊겼으며 팬은 시인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갇혀 있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주민들 사이에 압도적인 정서는 증오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군대, 그의 정부에 대한 깊고 강렬한 분노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또 일반 러시아 주민들에 대해서도 공모자라고 비난한다. 몇년 동안 수동적으로 푸틴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방공호에 있는 어머니들과 자발적으로 전선에 나선 지식인과 예술인들이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분노의 정서가 너무 강력해 사순절을 앞둔 동방정교회 휴일 '용서의 일요일'에도 전혀 풀리지 않았다. 용서의 일요일은 우크라이나 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모두 인정하는 휴일이다.
이같은 증오가 수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나뉘어 거주하는, 두 나라 사이의 친밀한 관계마저 압도하고 있다.
도로 주변에는 커다란 글씨로 러시아인들에게 꺼지라는 욕설이 담긴 입간판이 들어서고 있다. 러시아 사람과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에선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텔레그램 러시아 채팅방에 러시아어로 희생된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모스크바 식당 홈페이지 리뷰 페이지에도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경제 제재로 러시아 사람들이 은행거래를 못하거나 루블화가 폭락하는 것을 조롱하기도 한다.
키이우에서 벌어진 전투로 꼼짝 못하는 우크라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타니슬라프 보브리츠키는 러시아인들의 전쟁에 대한 반응을 조롱하면서 "제기랄, 애플 페이가 고장났나? 단골 커피숖에서 라테도 사지 못하네"라고 썼다.
특히 푸틴대통령에 대한 분노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사회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많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인들이 러시아가 석유로 번 돈으로 중산층이 넉넉해지는데 안주해 자유를 억압하는데 저항하길 포기했다고 비난한다. 러시아 국민들이 자유와 개방의 꿈을 포기해 전쟁이 일어났다고 비난한다.
우크라이나 작가 안드리예 본다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전쟁 반대 시위에 소수만이 참가해 곧장 해산된 직후 "아이폰은 잘 쓰고 있나"라면서 "당신들이 걱정된다. 폭동진압경찰이 고무몽둥이를 쓰는 건 너무 잔인해"라고 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일요일 러시아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사람들만이 아니라 러시아 사람들을 위해서 항의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을 향해 "기회를 놓치지 말라. 러시아 시민들이여, 우크라이나 평화는 물론 당신들 나라를 위한 투쟁이다. 러시아의 안녕과 자유 번영을 위한 것이다. 침묵을 지키면 가난해질 것이며 압제만이 있을 것이다.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대해서도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을 쏜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러시아에서 전쟁반대 시위는 사실상 없었다. 최근 들어서 작은 규모의 시위만 몇 차례 있었을 뿐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체포됐다.
우크라이나 국영방송 보도국장 겸 국립문학예술상위원회장인 유리 마카로프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사회와 러시아 사회 사이에 치유하기 힘든 큰 간격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전체가 우크라이나의 적이 됐다면서 "마리우폴, 하르키우, 지토미르의 주거지에 대해 폭격 명령을 내린 건 푸틴이나 쇼이구(러시아 국방장관)가 아닌 대령, 대위, 중위들"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결정한 일이니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무슨 생각인지 관심없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독재를 받는데 만족한다"고 비난했다.
키이우의 심리학자 올라 코바는 "이런 상황에서 분노와 증오는 정상적 반응"이라면서 "사람들이 러시아 군인이 죽는 것을 좋아하는 건 죽은 군인이 더이상 자기 주변 사람들을 죽일 수 없게됐음을 무의식적으로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인 이르바네츠는 "미사일로 파괴된 도시"에서 시를 썼다면서 용서의 일요일이 다가오지만 "러시아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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