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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렙' 보고 피규어도 내 손에"…픽코마 굿즈 뽑기, 카카오 日 매출 살릴까

등록 2025.12.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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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렙' 등 인기 IP 굿즈 뽑기 '픽코마쿠지' 출시

일본 팬덤 소비 겨냥…IP 확장 통한 중장기 수익 다각화 주목

[서울=뉴시스] 카카오픽코마 오리지널 굿즈 전용 온라인 쿠지(뽑기) 서비스 '픽코마쿠지'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픽코마 오리지널 굿즈 전용 온라인 쿠지(뽑기) 서비스 '픽코마쿠지'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팬인 일본 독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자 화면 속 뽑기함이 열렸다. 운 좋게 A등급 카드를 뽑은 이 독자는 어느 가게에서도 볼 수 없던 TV 애니메이션 '나혼렙' 캐릭터 '진우' 한정 피규어를 받게 됐다. 작품을 감상하던 앱 안에서 바로 뽑기하고 실물 상품을 받을 수 있으니 작품 감상과 굿즈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카카오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이달 초 선보인 온라인 쿠지(뽑기) 서비스 '픽코마쿠지'의 모습이다. 카카오픽코마는 굿즈 뽑기 사업을 새 매출원으로 내세웠다. 일본 팬덤 문화 특성을 참고해 작품 감상 이후에도 소비가 이어지도록 지식재산(IP)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가 그룹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달성이 어려워진 가운데 픽코마 새 사업이 내년 그룹 해외 매출 성장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이달 초부터 일본에서 픽코마쿠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유료 결제 후 뽑기를 통해 다양한 등급의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혼렙'의 경우 최고 등급인 A상은 주인공 '성진우'를 약 20㎝ 규모로 만든 피규어다. 이 외 키홀더, 핀배지, 스티커 세트, 아크릴 스탠드 등도 있다. (영상=카카오픽코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이달 초부터 일본에서 픽코마쿠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유료 결제 후 뽑기를 통해 다양한 등급의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혼렙'의 경우 최고 등급인 A상은 주인공 '성진우'를 약 20㎝ 규모로 만든 피규어다. 이 외 키홀더, 핀배지, 스티커 세트, 아크릴 스탠드 등도 있다. (영상=카카오픽코마)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이달 초부터 일본에서 픽코마쿠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픽코마 인기 작품 기반 한정판 굿즈를 무작위 뽑기 방식으로 제공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격투 스킬을 연마한 최강 네크로맨서' ▲'공백을 채우는 결혼~기한이 정해진 공작 부인은 굴하지 않는다~' 등 4개 작품의 쿠지가 제공 중이다.

이용자는 유료 결제 후 뽑기를 통해 다양한 등급의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혼렙'의 경우 최고 등급인 A등급은 주인공 '성진우'를 약 20㎝ 규모로 만든 피규어다. 이 외 키홀더, 핀배지, 스티커 세트, 아크릴 스탠드 등도 있다. 전시용 피규어부터 바깥에도 들고 다닐 수 있는 소형 굿즈까지 구성해 팬 수요를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IP 확장 카드 '쿠지', 픽코마 매출 기폭제될까

[서울=뉴시스] 센서타워가 조사·발표한 일본 총 매출 상위 앱. 픽코마가 올해 상반기, 3분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센서타워가 조사·발표한 일본 총 매출 상위 앱. 픽코마가 올해 상반기, 3분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플랫폼 '픽코마'는 일본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MAU) 1000만명 이상, 단일 플랫폼 거래액 1000억엔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이를 기반으로 최근 2년간 엔화 기준 매출 한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엔화 기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경쟁이 심화되는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도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굿즈 사업은 웹툰과 웹소설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작품 소비를 실물 상품으로까지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플랫폼 안에서 형성된 팬 경험을 추가 소비로 연결해 수익을 늘리겠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 해외 매출 구조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22년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하며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콘텐츠 부문 성장 속도가 완만해지며 달성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약 1조2676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21%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콘텐츠 외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와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프랑스 법인을 청산하며 유럽 시장에서 철수한 후 사업 역량을 일본에 재집중하고 있다. 한국 웹툰 기반 인기 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일본 현지 콘텐츠 수급을 늘리고 자체 IP 확보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하나의 원천 콘텐츠 기반으로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해 부가가치 늘리는 전략)를 병행하는 모습이다.

'오시카츠' 문화 겨냥한 굿즈 사업 통할까

[서울=뉴시스] 카카오픽코마가 다음 달 3일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최초로 오리지널 굿즈 전문 쿠지(뽑기) 서비스 '픽코마쿠지'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2025.11.20.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픽코마가 다음 달 3일 디지털 만화·소설 플랫폼 최초로 오리지널 굿즈 전문 쿠지(뽑기) 서비스 '픽코마쿠지'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2025.11.20. (사진=카카오픽코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굿즈 사업은 일본 콘텐츠 시장 특성을 겨냥했다. 일본은 캐릭터·라이선스, 애니메이션 기반 머천다이징 시장이 발달해 있으며 '오시카츠(덕질)'로 불리는 팬덤 소비 문화가 확산돼 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팬이 오프라인·실물 굿즈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은 만큼 플랫폼 기반 굿즈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일본 캐릭터·라이선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캐릭터·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약 169억 7800만 달러로 일본 전체 콘텐츠 시장의 13.5%를 차지했다. 이 시장은 2028년 약 198억 89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픽코마쿠지가 IP 가치 극대화와 수익 구조 다각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일본 핵심 거점인 픽코마의 실험이 카카오의 해외 매출 확대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글로벌 1위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픽코마와 픽코마쿠지를 통해 작품을 심도 있게 향유하길 희망하는 독자 수요에 부응하고 작품이 가진 재미와 감동이 오래 간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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