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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이형 코로나 치료제가 대세?...경쟁력 갖추려면?

등록 2022.04.04 14:00:01수정 2022.04.04 15: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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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감염 예방 목적으로 연구 활발

일부 국가, 치료제로 승인해 사용 중

"델타크론 등 각종 변이에도 중화력 불변"

"예방 스프레이는 안전성, 지속 유효성" 관건

[세인트레너드=AP/뉴시스] 2005년 10월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세인트레너드에서 한 아이가 스프레이 형태의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미스트를 맞고 있다. 2021.05.04.

[세인트레너드=AP/뉴시스] 2005년 10월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세인트레너드에서 한 아이가 스프레이 형태의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미스트를 맞고 있다. 2021.05.04.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코로나19가 차츰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 조짐을 보이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간편한 코로나 예방·치료제인 ‘스프레이형’(분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한 해외 바이오텍 기업들이 코에 분무하는 비강형 스프레이(Nasal Spray) 코로나 예방·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앞서 치료제로 접근했으나, 최근에는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백신형 제품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에 분사하는 스프레이형은 주로 코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 수용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코 부위로 분무할 경우 코 상피세포 내에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산화질소(Nitirc oxide)를 생성하는데, 이렇게 생성된 산화질소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와 감염을 방지하는 원리이다.

현재 국내에서 스프레이 예방·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진원생명과학, 샐바시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진원생명과학은 만성축농증치료제 ‘GLS-1200’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코로나 감염 방지를 목적으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2상은 225명을 대상으로 미국 내 3개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임상 대상자 절반은 의료계 종사자로 구성됐으며, 1개 의료기관에서는 임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GLS-1200이 약물재창출 방식인 만큼 인플루엔자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에는 적응증 확대도 고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샐바시온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6시간 이상 보호할 수 있는 의료기기 ‘코빅실V’를 개발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 미국과 유럽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판매허가를 위한 신청을 준비 중이다.

코빅실V는 매일 2회 분사하는 스프레이로,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를 99%이상 중화시키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99.9%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샐바시온 관계자는 “코빅실 스프레이가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은 비강 스프레이가 비강 내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의 인체 내 침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메커니즘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나 델타변이, 오미크론 변이가 조합된 델타크론 등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중화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엔데믹 시대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비강 스프레이를 개발 중이다.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안재용 사장은 “다가백신과 콤보백신, 범용백신, 비강스프레이 4가지로 엔데믹을 대비하고 있다”며 “비강 스프레이의 경우 코에 뿌릴 경우 하루에서 10일 정도 코로나를 막는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프레이형 예방·치료제는 현재 개발 초기단계다. 전임상 전 단계로, 향후 세부 계획을 짜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개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특정 시장을 겨냥하거나 전략 등이 수립된 것은 아니다”며 “코로나19를 비롯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해외 바이오기업들은 치료제로 한발 앞선 상황이다.

캐나다 바이오기업 새노타이즈는 작년 코로나19 스프레이형 치료제 ‘NONS’(Nitric Oxide Nasal Spray)를 개발했다. 이스라엘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뒤 인도에서도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현재 바레인,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서 사용되고 있다.

새노타이즈가 최근 발표한 인도 임상3상에 따르면, 306명의 참가자가 참여한 무작위 이중 맹검 시험에서 스프레이를 사용한 환자는 24시간 내에 바이러스 양이 94%, 48시간 내에 9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달할 가능성도 적었다. 위약(가짜약)을 사용한 환자들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두 배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 2b상에서는 해당 스프레이가 24시간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평균 95%, 72시간 내로 99%를 사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는 셔브룩대학교와 미국 코넬대학교 공동 연구팀과 함께 비강 스프레이로 분무하는 화합물 ‘N-0385’가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N-0385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를 감염시키는데 사용하는 특정 인간 효소의 활성을 차단해 감염을 억제한다. 이번 연구는 주로 코로나19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수행됐으나, 연구원들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미국 바이오기업 애브비아(Ebvia)와 최근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와 N-0385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예방 목적으로 쓰이는 스프레이는 일반 백신 대비 안전성과 오래 지속되는 유효성, 재사용 시 내성 등에 따른 효과 등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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