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모르는 백신 피해보상 지침개정…"이의신청 혼란 우려"
지난해 6월 신설 인과성 불충분 4-1 심의기준
1년 넘도록 3차례 바꼈지만 제대로 공지 안돼
심의결과 이의신청 여부 결정할 때 혼란 우려
중증 아닌 경증 보상비율 높아 '보상 질' 높여야
4-1 의료비 지원 상한액 높였지만 실효성 의문
![[서울=뉴시스] 코로나19 백신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이 담긴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이상반응 관리지침)'이 1년여간 세 차례나 바꼈지만 당사자인 이상반응(부작용)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고 있다. (자료= 뉴시스DB) 2022.08.26](https://img1.newsis.com/2022/08/26/NISI20220826_0001071543_web.jpg?rnd=20220826152917)
[서울=뉴시스] 코로나19 백신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이 담긴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이상반응 관리지침)'이 1년여간 세 차례나 바꼈지만 당사자인 이상반응(부작용)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고 있다. (자료= 뉴시스DB) 2022.08.26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이상반응 관리지침에 담긴 '4-1' 심의 기준은 지난해 6월 기존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 외에 '1-2판'에 처음으로 신설된 이래 1-3 및 2판→2-1판→2-2판을 거치면서 모두 세 차례 개정됐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짧은 시간 내 개발돼 긴급승인을 받은 점을 감안해 피해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4-1 심의 기준을 신설했다. 4-1은 백신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구분되지만,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의료비와 사망위로금 지원 대상이 된다.
문제는 정부가 4-1 심의 기준을 세 차례 개정하는 동안 백신 부작용 심의를 신청한 당사자 또는 가족에게 발송하는 결과통지서(피해보상 심의결과 안내문)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이의신청 과정에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내부 관계자는 "질병청 내부의 4-1 심의 기준 개정과 관계없이 외부로 나가는 결과통지서에는 (심의기준이) 지난해 10월 나온 개정판(2판) 기준으로 동일하게 공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2판으로 개정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4-1 심의 기준에 근거한 보상을 결정 받은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가 받아든 결과통지서에는 4-1 심의 기준이 보상 기준이 강화된 '최신 2-2판'이 아닌 상대적으로 느슨한 '2판' 기준으로 명시돼 있다. 즉 '예방접종 후 발생한 이상반응이 접종 전에 이를 유발할 만한 기저질환, 유전질환 등이 불분명하고 이상반응을 유발한 소요시간이 개연성은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 인과성 인정 관련 문헌이 거의 없는 경우(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라고 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개정된 2-2판에 따르면 4-1 심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식약처, 백신안전성위원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백신과 통계적 연관성 등 인과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로, 보상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서울=뉴시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6월 이상반응 지침(1-2판)에 기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 외에 '4-1'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4-1 심의 기준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지난달 말 개정된 최신 지침인 2-2판은 'WHO, EMA, 식약처,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백신과 통계적 연관성 등 인과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로 피해보상 기준이 강화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8/18/NISI20220818_0001065417_web.jpg?rnd=20220818135135)
[서울=뉴시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6월 이상반응 지침(1-2판)에 기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 외에 '4-1'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4-1 심의 기준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지난달 말 개정된 최신 지침인 2-2판은 'WHO, EMA, 식약처,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백신과 통계적 연관성 등 인과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로 피해보상 기준이 강화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피해보상위 내부 관계자는 "정확한 심의 기준을 안내해야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이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할 때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바뀐 4-1 심의 기준을 결과통지서에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 확보와 국민의 권익 보호를 골자로 한 '행정절차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인 신현호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 전문위원은 "정부가 심의기준을 정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행정절차법상 '행정지도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돼 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행정절차법에는 행정기관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침해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법적근거 등을 미리 알려주고 의견이나 증거자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돼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바뀐 심의 기준이 백신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담당 부서에 시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백신 이상반응 관리지침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피해보상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신 부작용 보상 강화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21.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7/21/NISI20220721_0019051389_web.jpg?rnd=20220721114826)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신 부작용 보상 강화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21. [email protected]
피해보상위는 지난 16일 열린 15차 보상위원회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이상반응으로 피해보상을 신청한 사례 1526건을 심의한 결과 289건(18.9%)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하고 보상을 결정했으며 누적 보상 건수는 사망 7건을 포함해 2만 249건(32.8%)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의 질'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피해보상위 내부 관계자는 "경증 보상비율이 높다"면서 "실제 중증 환자이면서 백신과의 인과성이 의심되는 수준이여서 보상이 절실한 경우에는 오히려 보상 신청이 거의 기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이상반응 중 하나인 발열 증상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후 나온 1000원대 진료비에 대해 보상 신청을 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 최저 보상금으로 1100원이 결정된 사례도 있다.
질병청은 4-1 심의 기준에 근거해 보상 지원을 결정받은 경우 의료비 지원 상한액을 기존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려 보상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4-1 판정을 받고 치료비가 3000만 원 이상 발생한 경우에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서다.
피해보상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역학조사관은 "4-1 지원 대상인 백신접종과의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 중 면역혈소판감소증(ITP), 다형홍반, 이명, 얼굴부종, 안면신경마비 같은 것은 치료비가 1000만 원 이상 나오는 경우가 드물고 혈전증, 뇌척수염 등의 경우 치료비는 많이 나올 수 있지만 사례 자체가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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