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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요조 씨…그녀가 기억한 '이름들'

등록 2022.12.16 15:25:31수정 2022.12.28 2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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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EP…'나이트오프' 이능룡 프로듀싱

앨범에 실린 7곡의 가사는 전부 요조가 써

내년 LP로도 발매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낭비되는 가사가 전혀 없다. 싱어송라이터 겸 작가 요조(신수진)가 최근 발매한 새 EP '이름들'(Names)은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노랫말들이 인간 또는 사물 그리고 무엇의 심상을 차분하게 실어 나른다.

밴드 '언니네이발관' '나이트오프' 이능룡이 홀로 또는 그와 요조가 함께 만든 선율들은 노랫말의 내면이 육화하는 불가피한 양상들을 적확하게 포착한다. 삶에서 흘러가는 사실적 이야기들을 진실적 이름들로 못 박는 행위. 요조가 이능룡의 힘을 빌려 재현한 이름들은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된다.



이런 성취는 요조가 삶에서 꾸준히 쌓아온 인간에 대한 관찰이 아닌 관심에서 비롯됐다. 그건 이해가 아닌 공감의 영역으로 확장했고 요조가 좀 더 친절해지는 발판이 됐으며 앞으로 살아갈 날들 앞에서 겸손해지는 노래들을 만들어냈다.

노래는 단순히 시적인 가사와 매혹적인 선율의 조합이 아니라 인문(人文)의 편린이라는 걸 이번 '이름들'은 증명한다. 요조라는 활동명은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대표작 '인간실격'(1948)의 주인공 오바 요조(大庭葉藏)에서 따온 것이다. '인간실격'의 요조는 불안한 관계들 속에서 자기 인생에 대한 회한으로 괴로워한다.

우리의 요조는 우리네 삶이 거기에 그렇게 빚지고 있다는 걸 알고 건강한 관계 맺기를 고민하며 또 노래하고 또 글을 쓴다. 근데 정말 힘든 건 노래하거나 쓰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지 않고 쓰지 않으며 버티는 일이다. 뮤지션 중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방면에서 수위를 다툴 것이라 단연코 예상되는 요조는 그렇게 듣고 듣고 버티다 노래로 무르익을 때야 그 흔적의 입김을 내뿜는다. 그러다 보니 친절한 요조 씨가 됐다. 최근 홍대 앞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만난 요조는 "제 음반 중 가장 친절하다"고 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음반의 메시지 측면 뿐만 아니라 빈티지한 사이키델릭 사운드 등 이번 음반이 하반기에 나온 앨범 중 가장 좋다는 평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요조 씨 역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텐데 인상적이었던 반응이 있었습니까?

"인상적이었던 답변 보다는 이렇게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많이 인상적이에요. 하하.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감개무량입니다. 능룡 형의 덕을 많이 보는 거 같아요."

-새롭다는 반응도 많아요.

"저희가 만들면서 어떤 새로움을 어필하려고 노력한 건 아니에요. 작업하면서 우리가 같이 만드는 우리의 음악에 확신이 있었지만 그 확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공감을 얻고 있는 거 같아요. 아마 능룡이 형도 그렇겠지만 얼떨떨하기도 하고 그래요."



-이능룡 씨와는 음악 작업이 이번이 처음이었나요?

"엄밀히 말하면 처음은 아니에요. 2011년에 컴필레이션 앨범('cafe: night & day')에 '토털 서비스(total service)'라는 프로젝트 팀으로 능룡 형과 저와 다른 뮤지션 분들하고 노래를 만든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재밌었고 의외로 '쿵짝'이 잘 맞았죠. 나중에 한번 같이 작업을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장난처럼 한 적이 있어요. 형도 까먹고 저도 까먹었는데 10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킨 셈이죠."
[서울=뉴시스] 요조 EP '이름들' 커버.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조 EP '이름들' 커버.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쿵짝은 어떤 부분이 잘 맞았던 건가요?

"성격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음악이랑 그런 것도 잘 맞아요. 일단 전반적인 대화가 잘 통하는 느낌? 10여년 전에 음악 작업도 음악 작업이지만 많이 놀았어요. 술도 먹고 음악 얘기도 하고 사적인 고민 상담도 많이 했고…. 그때 음악 작업 뿐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교감하고 나누는 이야기들을 통해 생각하는 바랑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다고 느꼈죠. 이후 활발하게 교류한 건 아니고 안부나 묻는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가 제가 어떤 뮤지션의 공연 게스트로 간 적이 있는데 마침 능룡 형이 와 있었어요. 그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슬쩍 음악 작업을 하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걸로 기억해요. 형도 흔쾌히 하자고 했죠.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많이 들였어요.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같이 작업했을 때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었죠."

-세련되고 빈티지함은 처음부터 이번 음반 사운드의 지향점이었나요?

"저희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간 건 미니멀하고 단출한 사운드였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러면서도 로우파이(Lo-Fi)하고 빈티지한 느낌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죠. 악기는 베이스를 적극 활용했죠. 또 어쿠스틱하면서도 미디 사운드를 적당히 가미해서, 능룡이 형 말로는 '로맨틱한 바이브'를 살려가고자 했어요."

-'로맨틱한 바이브'는 무엇인가요?

"처음엔 저도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능룡이 형은 제 앨범의 프로듀서로서 제가 품고 있는 거, 저한테서 느껴지는 기운을 가지고 앨범의 방향을 만드는 것일 텐데 가능성이라든지 뭔가를 발견한 거잖아요. 로맨틱한 무엇을 봤고 그걸 구현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로맨틱한 바이브'라는 방식을 만들어낸 것일 거예요. 형을 믿었던 거고요. 형의 리드를 통해 내게서 이런 '로맨틱한 바이브'라는 것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저를 다시 파악하게 되는 과정이었어요. 그게 이능룡의 실력이자 눈썰미죠. 이번 음반 작업에서 저도 저 나름대로 새로운 도전이 있었고 형 나름의 도전도 있었죠. 그걸 활발하게 공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각자 고군분투하면서 만들어간 건데 그걸 앨범을 만들고 나서 알게 된 이후 새삼스러운 감동이 있었죠. 능룡이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의 작업에 크게 관여를 안 했어요. 너무 신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형이 작곡을 맡아서 곡의 느낌을 창조하고 바이브를 살리고 들려줬을 때 실제 너무 좋아서 '형이 하라는 대로 할게'라고 반응했죠. 형도 제 노랫말이 너무 좋고 아름답다고 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만족하면서 계속 작업을 했죠. 한번도 의견이 상충한다든지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순조로웠습니다."

-'이름들'의 타이틀은 처음부터 갖고 간 모티브인가요, 곡을 모은 후 나중에 떠올린 건가요?

"처음엔 노래들을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했어요. 한 곡 한 곡 작업을 했고 나중에 얼추 작업이 됐을 때 모아놓고 들으면서 재미난 공통점이 발견된 거죠. 공교롭게도 각 노래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름들이 있었어요. 그 이름들엔 살아 있는 인간의 이름도 있지만 책방이나 책 같이 무생물의 이름도 있죠. 나만 알고 넘어가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들 만큼 개별 에피소드가 다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제 앨범 중 가장 친절한 앨범이 됐어요. 이전까지는 그 다지 친절하지 않았거든요.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 이름 때문에 노래가 만들어졌고, 이 이름과는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고…'라고 제가 사연을 먼저 구구절절 말하게 된 거죠."

-첫 번째 트랙 '토미(Tommy)'는 2019년에 한겨레의 '요조·오은의 요즘은'을 통해 직접 인터뷰하신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한기명 씨에게 영감을 얻은 곡입니다.

"스스로도 신기하게 여겨지는 지점인데, 누군가 만나서 어떤 인상적인 순간을 보거나 매력적인 인물과 대화 또는 영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순간을 대면하게 될 때 '이 순간을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라는 말을 저도 모르게 내뱉는 거예요. 저 뿐만 아니라 음악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죠. 한기명 씨가 토미라고 지칭하는 자신의 오른팔(한 씨는 왼쪽 뇌를 다치는 바람에 그의 오른팔은 그의 뜻과는 상관 없이 마음대로 움직인다)을 소개해줬을 때 부지불식간에 '토미'라는 노래를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게 인터뷰 기사에도 실렸어요. 그 약속을 지킨 앨범이기도 하죠. 제가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 존재하게 만들어주는 건 그런 순간들인 거 같아요."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토미' 가사 중 "곧 없어질 석양을 보듯이 날 보지 마"라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미'하고 계속 붙어 같이 사는 한기명이라는 존재에 생각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우리는 보통 사랑하는 존재들과 오래 붙어 있잖아요. 연인, 가족, 부모님. 그런데 내내 붙어 있는 존재에게는 양가적일 수밖에 없어요. 굉장히 사랑하면서도 굉장히 지겹고 또 굉장히 애착을 느끼면서도 증오할 수도 있고. 그런 상충되는 감정이 늘 공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내내 붙어 있는 어떤 존재를 미워할 때의 마음엔 감히 범접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한기명 씨와 토미의 관계를 노래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섣불리 토미를 증오하는 심상으로 그릴 수가 없고 되게 조심스러웠어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생각해낸 표현이 '곧 없어질 석양을 보듯이 날 보지 마'였어요. 사실 문장은 '딱 이거'라는 느낌은 안 들잖아요. 그럼에도 체념적이고, 슬픔도 있고,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적당하지 않을까 했어요."

-'이 정도로'엔 "크메르어처럼 아니면 말레이어처럼"이라는 노랫말이 등장하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나요?

"가사에 '읽을 수 없는 외국어처럼'이라는 부분이 있잖아요. 인터넷으로 세계의 언어를 다 찾아봤어요. 어감이 좋은 말을 찾다가 '크메르어' '말레이어' 발음이 신기하면서도 좋았죠."

-'나의 다짐!'은 이어지는 언어들의 연쇄 반응이 좋았어요.

"'나의 다짐!'의 시작이 된 부분이 있어요. '아름다운 것들이 난 고마웠고 고마운 것들은 언제나 아름다웠어'요. 그 노랫말에 살이 붙어 완성이 된 곡인데 그게 제 최근의 깨달음이었어요. 생각해보니까 늘 감사했던 것들은 다 아름다운 것들이었고, 반대로 아름답다고 느낀 것들은 다 고마운 것들이었더라고요. 그래서 그 문장을 품고 있다가 '나의 다짐!'을 쓸 때 시드(seed)처럼 갖다 두고 완성했죠."

-'짝사랑'에선 "좋아하는 것을 언제나 망치는 것은 /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부분이 정말 공감이 됐습니다.

"저도 짝사랑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에요. 자격증이 있을 정도죠. 너무 잘해서요. 하하. 회사 내부에선 'INFP'면 이 노래에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INFP의 기본적 성향이 망상을 좋아하고 혼자서 하는 것에 능하다고 한다.) 저도 INFP라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혼탁하고 차가운 나'는 가사와 사운드가 차지게 잘 붙었습니다.

"노랫말과 작곡의 시너지도 있지만 믹싱을 해주신 샘 에비앙(Sam Evian)이라는 뮤지션 덕이에요. 좋긴 했지만 믹싱 전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믹싱이 노랫말과 사운드가 가진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준 트랙이 아닌가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요조. 2022.12.16.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타이틀곡 '언노운 호스스(Unknown Horses)'의 노랫말은 요조 씨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일본의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의 저서 '무명의 말들'과 관련한 일화를 배경에 두죠.

"'무명의 말들'은 원래 좋아하는 책이라 후지이 다케시 선생님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근황도 살펴보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계정에 외국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는 이 책의 영문명이 사람 말(言)이 아니라 동물 말(馬)로 옮겨져 있다는 사연이 올라온 거예요. 그래서 '언노운 호스스'라는 타이틀로 판매가 되고 있었던 거죠. 그 장면을 캡처해서 올린 사진을 보면서 곡으로 만들고 싶다는 방언이 터졌어요. 제가 노래로 만들면 선생님의 '쓸쓸한 마음'에 쓸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제가 좋아하는 책을 기반으로 한 노래가 만들어지는 거니까 더 의미도 있었죠. 그런 말씀을 선생님께 드렸고, 이렇게 노래로 실현됐고 타이틀곡으로 낙점까지 돼 기분이 좋아요."

-이번 음반은 LP로도 나오잖아요. 첫 LP라고요.

"LP 발매를 '소심한 꿈'으로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에 실현이 돼 기뻐요. LP라는 물성은 굉장한 낭만을 가져다주는 물건이잖아요. 플레이 하기에 불편하지만 그 불편을 감수할 만큼의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해주는 물건인 거 같아요. 저는 LP를 경험한 향수인데 MZ세대에게도 이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매력 있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물건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오브제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여러모로 기다리고 있는 물건입니다."

-한겨레에 인터뷰어로서 글도 쓰시고, '아이브(IVE)'라는 인터뷰 전문 매거진에서 인터뷰어로 나서기도 하셨죠. 그렇게 잘 듣는 법을 익힌 것이 사람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고 그런 점이 이번 음반에도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나요?

"제가 인터뷰어로 나선 건 원했다기보다 우연한 사건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지냈던 시간들이 저를 자연스럽게 잘 듣는 사람으로 단련시켜 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기술이 발휘된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사실 되게 재밌어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요."

-'EBS 뉴스'에 나오신 거 인상적으로 봤는데 운영하고 계신 독립서점 '책방무사'의 멤버십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멤버십의 시작은 책방의 경영난 때문이었어요. 아마 모든 책방은 경영난 가운데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지고 갈 수 있을까를 숙제처럼 안고 있을 거예요. 제가 내린 결론은 '부피보다 밀도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예요. 사이즈를 키운다든지 매출을 올리려고 노력을 하기 보다 책방을 사랑하는 존재들을 모아서 그 분들과 계속 같이 간다면 양적 성장은 힘들어도 질적 성장 그리고 지속 가능성은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 거죠. 책방무사에 애정을 갖고 계신 분들과 독서 모임도 같이 하고 영화도 같이 보고 요리도 같이 하고 기부도 같이 해요. 그 멤버들을 야금야금 모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40분가량 있어요. 정말 너무 분위기가 좋습니다. 처음엔 제가 모임을 주도했는데 지금은 전 아무것도 안 해요. 모임 분들이 알아서 정기모임을 하시면서 친목을 다지고 독서모임을 하는 형태로 구축이 되고 있어요. 멤버분들을 한번에 많이 받기 보다는 일부 날짜를 정해 조금씩 조금씩 받고 있어요. 멤버십 이후 책방이 더 내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에세이 '아무튼, 떡볶이'의 저자이시기도 한데 최근 나온 떡볶이 관련 책 '떡지순례'를 추천해주기도 하는 등 좋아하는 걸 꾸준히 좋아해주시고 거기서 파생된 문화를 위한 연대의 장에도 꾸준히 힘을 실어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무엇보다 억지스러운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요조 씨 주변에 그런 판이 깔리는 거 같아 더 보기 좋습니다.

"저부터가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누구나 약해질 때가 있고 약해질 때 기댈 곳을 찾게 되잖아요. 제겐 그 기댈 곳이 책이에요. 책에서 위안을 많이 얻는 편입니다. 음악도 영화도 마찬가지이고요. 누군가에겐 단순한 오락거리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절박한 생을 이어가게 해주는 아주 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레 연대를 하죠. 저는 저처럼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소환하는 일을 하는 거 같고요.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원으로서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앞으로도 성실하게 해나가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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