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이 잘 안되니?"…AI교과서 시연 '인터넷 문제'로 5분 중단
교육부, AI 교과서 활용 수업 시연
태블릿으로 함수 그리고 문제 풀이
"주파수 간섭으로 인터넷 환경 악화"
"학교 현장에선 특별한 문제 없을 것"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AI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3. [email protected]
AI(인공지능) 교과서 활용 수업 시연 현장이다. 경기 성문고등학교의 전병제 교사는 수학 수업 중 학생들에게 물었다.
전 교사는 학생들에게 함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게시판에 외부 링크를 올렸다. 그런데 5분이 지나도 모든 학생이 링크에 접속해 로그인을 하지 못했다. 화면에 접속했다는 이름이 뜬 학생의 수는 3명에 불과했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조차 로그인에 곧바로 성공하지 못했다. 수업은 접속 문제로 5분 가량 중지됐다.
교육부는 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수업 과정을 공개했다. AI 교과서는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이 탑재된 새로운 유형의 교과서로, 컴퓨터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로 교사와 학생이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취지는 공교육 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수포자(수학 포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날 시연 중 전병제 교사와 7명의 남학생으로 구성된 수업에선 고등학교 수학 과정인 함수와 관련된 내용이 진행됐다.
시연을 위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태블릿 PC와 종이 교과서를 책상에 둔 채 한 손에는 태블릿 펜슬을 들었다. 교실 중앙에 놓인 스크린에선 AI 교과서 내용이 공유되고 있었다.
전 교사는 "수학적 사고란 무엇일까", "집합이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태블릿에 펜슬을 이용해 함수 모형을 그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로그인 등 접속 문제로 잠시 수업이 중단된 것이다. 현장에 함께한 교육부 관계자는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옆 교실에선 인터넷이 아예 끊기는 일도 벌어졌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AI 교과서가 교실에서 쓰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수업 중 소위 'AI 기능'의 사용 비율도 적었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AI 챗봇에게 물어봐라"는 말이 전부였다.
이 같은 기술적 문제에도 수업 종료 후 만난 교사들과 학생들은 AI 교과서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수업을 진행한 전 교사는 "수학은 필기가 꼭 필요한데 서책(종이 교과서)에 쓴다면 학생이 30명이라고 가정할 때 교사가 (필기를 보기 위해) 30번을 돌아야한다"며 "디지털 교과서를 쓰면 바로 알 수 있고 부족한 친구들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성문고등학교 1학년 윤효상 학생은 "현재 과정 외에도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을 다시 복습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아울러 옆 교실에서 체육 수업을 진행한 경남 주촌초등학교의 김유종 교사는 "체육 수업은 교과서보단 신체 활동이 중심이지만 AI 교과서를 활용하면 학생의 비만도나 신체 동작 관련 데이터를 쌓을 수 있어 성장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예기치 않은 수업 중단과 관련해서 김한승 교육부 교육혁신지원과장은 "오늘 각종 출판사들이 각자 공유기를 가져와 몇백개씩 쓰다보니 주파수 간섭 때문에 부득이하게 인터넷 환경이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송근현 디지털교육기획관실 국장은 "내년 2월을 목표로 학교 인프라를 세 단계로 나눠서 개선점검을 하는 중"이라며 "실제 학교 현장에선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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