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실리콘밸리' 꿈꾸는 화성…정명근 시장의 20조 투자유치 비전[신년인터뷰]
"올해 하반기까지 20조 투자유치 달성할 것"
"권역별 화성테크노폴 구축…직주락(職住樂) 도시 구축"
"오로지 시민만을 위한 시책 검증할 것"
![[화성=뉴시스]정명근 화성시장이 1월21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화성시 제공)2025.01.23.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01757679_web.jpg?rnd=20250123172823)
[화성=뉴시스]정명근 화성시장이 1월21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화성시 제공)[email protected]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대뜸 건넨 말이다. 마침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축소된 취임식과 정치인들의 참석 불발을 이야기할 때다. 정 시장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대한 생각은 사뭇 달랐다.
정 시장은 9급 공무원 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사무관 승진 후 동장과·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거치며 행정과 정치적 감각을 두루 겸비하면서 단체장까지 올라 공무원들조차 놀랄 정도다. 게다가 35년의 공직생활 동안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추진력까지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정명근 시장은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9년 안산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1992년 경기도로 전입했다. 당시는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시기로 시장·군수도 도지사가 임명하던 시기다. 필기와 면접을 거쳐야만 경기도 전입이 가능했고, 경쟁률 또한 10대 1을 넘었다.
2007년 화성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경기도에서 상급자로 모시던 선배가 2005년 화성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고, 이듬해 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되면서 같이 일해보자고 한 게 화성시로 온 계기다. 당시 어렵게 도청으로 전입한 그로서는 다시 기초자치단체로 내려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의리를 지켰다. 시장 비서실, 읍·면·동을 두루 거쳤다.
정 시장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 공직을 내려놓고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시장이 당선됐지만, 정치철학이 달랐다. 자신의 철학을 실현하는 데 공직자로서의 한계를 뼈져리게 느낀 시기였다. 과감히 공직을 벗어 던지고 권칠승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됐다. 3년여 시간 절차탁마하며 지역정치를 배웠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에 당선, 2025년 첫번째 화성특례시장이 됐다.
![[화성=뉴시스] 정명근 화성시장(사진 오른쪽)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화성병 지역위원장이 26일 '더불어민주당 화성병 지역위원회-화성시 당정협의회'에서 손을 맞잡았다.(사진=화성시 제공)2024.08.27.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8/27/NISI20240827_0001638037_web.jpg?rnd=20240827131930)
[화성=뉴시스] 정명근 화성시장(사진 오른쪽)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화성병 지역위원장이 26일 '더불어민주당 화성병 지역위원회-화성시 당정협의회'에서 손을 맞잡았다.(사진=화성시 제공)[email protected]
첫 화성특례시장으로서 정 시장의 고민은 깊다. '2040 화성도시기본계획'은 2040년 화성시 인구를 160만명으로 설계했지만, 여기에 걸맞은 도시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드는 게 녹록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시 1년 예산은 3조5000여억원 규모. 화성시보다 면적이 작고 인구가 비슷한 여타 광역시와 비교하면 크게 모자란다.
"세수가 모자라요. 지금 인구가 104만명인데, 화성시처럼 넓은 지역에 인프라를 깔려면 지금도 연간 2조원은 더 필요해요. 인구가 160만명이 된다면 필요성은 더 커지죠. 기초자치단체냐 광역자치단체냐의 차이만 있지 필요한 예산은 광역시나 화성시나 똑같 거든요"
정 시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가진 기업을 유치해 세수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을 모으는 방법을 택했다. 민선8기 시작과 함께 20조원 투자 유치를 공언한 이유다. 지난해 12월까지 민선8기 2년 반 동안 정 시장은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국내외 미래전략산업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발품을 팔아왔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1단계 사업에 3조4054억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조성 1조5000억원,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PBV 전용 공장 및 특장차 클러스터 조성 1조원, ASML R&D시설 건립 1조원, ASM 화성 뉴캠퍼스 조성과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건립 3750억원, 도쿄일렉트론코리아 교육연구시설 투자 확대 2980억원 등이 발품의 큰 성과다.
투자유치 금액은 15조9102억원. 약 4조1000억원만 추가 유치하면 공언했던 20조원 유치를 실현한다. 정 시장은 올해 안에 목표 달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8,9월쯤이면 20조원 외자유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협상 중인 기업들이 있는데, 한 곳은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성=뉴시스] 정명근 화성시장(사진 가운데)이 2024년 4월24일 네덜란드 알메르 ASM 본사에서 벤저민 로 ASM CEO(왼쪽), 히쳄 엠사드 ASM CEO 내정자(당시)를 만나 한국형 IMEC, ASTC(첨단반도체기술센터) 화성시 유치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DB).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3/29/NISI20240329_0001514143_web.jpg?rnd=20240329112231)
[화성=뉴시스] 정명근 화성시장(사진 가운데)이 2024년 4월24일 네덜란드 알메르 ASM 본사에서 벤저민 로 ASM CEO(왼쪽), 히쳄 엠사드 ASM CEO 내정자(당시)를 만나 한국형 IMEC, ASTC(첨단반도체기술센터) 화성시 유치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DB)[email protected]
정명근 시장은 직주락(職住樂) 화성특례시를 천명한다. 근간은 권역별 화성테크노폴이다.
"화성특례시가 지속 가능하려면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주거·문화·교육의 혜택을 시민이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화성에서 태어나서 교육을 받고, 양질의 직장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경험하고, 행복한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 화성 테크노폴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정 시장의 직주락과 권역별 화성테크노폴은 화성시 동서남북에 주요 거점산업을 중심으로 한 자족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화성시 동쪽에는 반도체가, 서쪽에는 모빌리티가, 남쪽에는 바이오산업이 중심이다.
동쪽에는 이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비롯해 ASML, ASM과 같은 세계적 반도체 기업이 있다. 서쪽에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가 있고, 2600여 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이 포진해 있다. 남쪽에는 향남 제약단지 등 바이오 기업들이 몰려 있다.
"테크노폴의 4대 기본요건은 정주여건, 기술여건, 첨단기업, 연구소입니다. 화성시처럼 잘 갖춰진 곳도 보기 드물지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테크노폴을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민선 8기 화성특례시. 남은 임기는 1년 남짓이다. 중앙 정치권의 시계는 조기대선 여부에 멈춰 있지만, 지방 정치권의 시계는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향해 부지런히 돌아가는 중이다. 정 시장 역시 연초 읍면동별 신년인사회를 열고 화성특례시민들을 만나는 데 여념이 없다. 대뜸 물었다. "재선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재선준비는 따로 없습니다. 재선 위해서 이거 할까 저거 할까 고민하기보다는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고, 시민에게 도움되는 일을 발굴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민 간담회 많이 하고, 시에서 추진하는 시책의 방향이 맞는지 시민들을 통해서 검증하며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 들으려 합니다"로 답을 대신했다.
화성특례시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근고지영(根固枝榮)'을 채택했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이다. 용비어천가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뽑히지 않는다"는 구절과 일맥상통한다.
첫 화성특례시장 정명근의 20조 투자유치 달성, 권역별 화성테크노폴 구축이 2040년 인구 160만 화성특례시의 든든한 뿌리가 되고 촘촘한 설계도가 되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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