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중 피난 왔어요"…극강한파에 '이동노동자 쉼터'도 북적[현장]
체감온도 -18도에 쉼터 '인산인해'
휴식공간에 핫팩 등 방한용품 제공
하루 100여명 방문…多편의시설 갖춰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휴서울 이동노동자 북창쉼터'에서 이동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02.04 citize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01762771_web.jpg?rnd=20250204174106)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휴서울 이동노동자 북창쉼터'에서 이동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추운 날씨 때문에 피난 왔어요. 옷을 두 겹이나 더 껴입었는데도 춥네요. 바람이 세차게 부니까 넘어질까 무서워 조심히 운전하고 있죠."
쉼터에 들어선 퀵서비스 기사 김진붕(67)씨는 따뜻한 믹스커피를 저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전국 곳곳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중구 '휴서울이동노동자 북창쉼터'는 몸을 녹이기 위한 이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거센 바람으로 이날 아침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18도를 기록했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이동노동자들이 따뜻한 차를 손에 쥐며 얼어붙은 손을 녹이는 데 열중했다. 쉼터 입구에 놓여진 상자에는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제공하는 핫팩이 수북했다. 과거 쉼터가 제공했던 장갑 등 방한용품을 여전히 사용중이라는 이들도 있었다.
북창쉼터는 배달 라이더와 대리 기사, 퀵서비스 기사 등 일정한 근무 공간이 없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방문하는 공간으로 대체로 고령의 이동노동자들이 방문한다. 운영 시간인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8시까지 많게는 하루 1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양용민 북창쉼터 운영간사는 "오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평소보다 이동노동자들이 쉼터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었다"며 "보통 11시30분부터 2시까지 쉼터 이용객이 많은데 한가한 시간에도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쉼터에서 만난 배달 라이더 서동석(59)씨도 추운 날씨 탓에 평소와 달리 배달 도중 발길을 돌려 이곳을 찾았다. 서씨는 "평소에는 잘 오지 않지만 몸을 녹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 왔다"며 "평소 밤 8시에 퇴근하지만 오늘은 더 추워지기 전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동노동자의 휴게 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서초·북창·합정에 거점형 쉼터 3곳을 운영 중이다.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냉난방기, 정수기, 테이블, 쇼파, 휴대폰 충전기, 혈압측정기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업무 특성상 야외에서 근무하지만 혹한기·혹서기 쉴 공간이 부족한 이동노동자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종합소득세 신고 등 이동노동자들의 법률·금융상담을 돕기 위한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했으나 현재는 예산이 삭감되며 운영을 중지했다. 올해 역시 북창쉼터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 8억3812만원이 줄었다.
퀵서비스 기사로 일하는 송병렬(69)씨는 북창쉼터를 매일 방문한다. 송씨는 "(쉼터는) 한파를 감내하며 일하는 기사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공간"이라며 "추울 때나 더울 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 계속 유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휴서울 이동노동자 북창쉼터' 입구에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방한용품이 마련돼있다. 2025.02.04 citize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01762772_web.jpg?rnd=20250204174139)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휴서울 이동노동자 북창쉼터' 입구에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방한용품이 마련돼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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