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재명 체제 연일 견제구…통합 리더십 시험대
탄핵정국 불구 지지율 정체…비명계 움직임 빨라져
이재명 "다른 색깔 인정"…탕평 인사로 원심력 차단
정세균 "서로 뭉쳐야" 박용진 "친문·친명 싸울 때냐"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이재명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4.12.05.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2/05/NISI20241205_0020619300_web.jpg?rnd=20241205191141)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이재명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4.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대선 주자들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향한 견제구를 본격화하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의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의 통합 리더십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비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절반에 달하는 반면 이 대표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정권 교체 여론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5일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상대로 조사(전국지표조사·NBS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0%,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민주당은 37%였고,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달렸지만 정당 지지도보다 낮은 32%를 기록했다.
'올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37%가 민주당 후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는 36%였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넷째 주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으며 응답률은 20.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자 민주당 내에선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과 통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6일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 간담회에서 "다양성이 존중이 안 되는 획일적인 원팀은 힘이 없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모래·자갈·시멘트가 따로 존재하면 힘이 없지만 서로 뭉치면 백 년 가는 콘크리트가 된다"며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친명계와 비명계가 서로를 저격하는 일이 이어지자 당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다양성 실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간 이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나왔는데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며 "입틀막 현상이 우리 당 안에서도 벌어진 건 이미 오래 전"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같은 날 민주당 복당이 결정된 뒤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비명계 견제구에 일부 강성 친명계는 공개 반발했지만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는 "당의 목소리는 다양할수록 좋다"는 입장을 취하며 반응을 삼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김 전 지사의 사과 요구로 당 안팎의 갈등이 고조되자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큰 승리를 위해서는 색깔이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당내 비판에 예민하게 맞서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서는 계파 구분 없는 탕평 인사로 당내 원심력 차단에 나서는 기류다.
비명계인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싱크탱크 '일곱 번째 나라 LAB' 소속인 홍성국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데 이어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통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당 대표 외교안보 특별 보좌관에 앉혔다.
이 대표 측은 능력 위주의 인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당내 통합 의지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류 인사로 꼽히는 박용진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친문 인사들과 친명으로 나뉘어 싸울 때인가"라며 양측을 싸잡아 저격했다.
특히 친명계를 향해 "수위가 매우 낮은 당내 이견 표출에도 발끈해 독한 말 내뱉고 조롱하는 대응으로는 이재명의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이런 모습에 민주당 싫어하는 사람은 코웃음을 치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쓴웃음을 짓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기 바란다"며 "노무현 대통령처럼 민주당 이전 정부의 자산과 부채, 공과 모두를 이어받겠다고 말하고 당내 이견과 비판을 격려로 듣고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내 포용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비명계도 세력을 결집하며 이 대표 견제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당내 통합이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조기 대선을 바라보는 이 대표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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