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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아라 "화리공주, 내 어린시절 떠올랐죠"

등록 2025.03.03 09: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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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고아라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고아라(35)는 5년만의 드라마 복귀에 들떠 보였다. 고아성(32) 부상으로 급히 투입됐는데, 19금 사극이라서 부담을 갖기 보다 "독보적인 느낌이 나왔다"며 만족했다. 티빙 '춘화연애담'은 왕실 적통 '화리공주'(고아라)가 부마(남편)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화리는 당돌하고 자유분방, 고아라 대표작 캐릭터의 사극 버전 같았다. 드라마 '반올림'1·2(2003~2006)의 '이옥림'과 '응답하라 1994'의 '성나정'을 섞은 듯한 느낌을 줬다. 2003년 중학교 1학년 때 데뷔해 주위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화리를 연기하며 대리만족하지 않았을까.

"화리 마음을 이해하며 조금씩 공통분모를 찾았고 연기하며 대리만족했다. 궁에서 갇혀 살고 규율이 엄해 예의를 지켜야 했는데, 한복을 입고 시대 이야기를 담다 보니 호기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화리의 10대 때 철부지 모습부터 시작하지 않느냐. 난 일찍 데뷔해 너무 바빴다. 학교에서 쪽지 받고 손도 잡고 걸어 봐야 하는데, 만날 생방으로 드라마를 찍고 3~6개월 밤 새는 게 당연했다.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고 싶어도 친구들이 피해 보고 다칠까 봐 혼자 있었다. 화리가 홀로 있는 모습에서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공감하고 위로해주면서 찍었다."

화리는 첫사랑의 아픔을 딛고 자유 연애를 즐겼고, 직접 춘화연애담을 썼다. "화리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쓴 것"이라며 "누군가는 이 그림과 글을 보고 대신 감정을 느껴주길 바랐다. 와닿는 대사가 많더라. 이광영 감독님 전작('며느라기' 1·2, '사랑이라 말해요' 등)도 여성을 위로하고 대변해줬는데, 더 감동과 울림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현실에선 "연애를 좀 해야 결혼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최근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를 보고 대리 만족했다. 난 느낌을 본다. 포괄적인데, 딱히 좋아하는 남성상은 없고 느낌이 중요하다"며 웃었다.
[인터뷰]고아라 "화리공주, 내 어린시절 떠올랐죠"


동명 19금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해 드라마도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고아라는 노출 수위가 높지 않았지만, 베드신 등 선정적인 장면이 많았다. '전개상 꼭 필요했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난 연기하는 입장 아니냐. 내 연기가 아직 부족해 '내 할 일을 잘하자' 싶었다. (노출신은) 연출 몫이니까 미처 생각하진 못했지만, 감독님의 생각이 따로 있지 않았을까 싶다. 춘화연애담에서 비롯된 소재이다 보니 더욱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10부작으로, 6일 9·10회 공개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5회부터 부마 찾기가 본격화 돼 초반부는 '조금 지루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좀 더 깊게 담으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인물의 감정을 한 번 더 생각해 달라"면서 "부마 찾기가 메인은 아닌데, 어쨌든 홍보 방향성이 그쪽으로 보여졌다. 어떻게 사랑했으면 좋겠는지 등의 메시지를 담아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과몰입된 분들은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 '현시대랑 똑같은거 아니냐' '한복만 입었지, 이런 상황 많다'고 하더라"면서 "많은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장률(36), 그룹 'SF9' 강찬희(25)와 로맨스 호흡은 만족스러웠다. 장률은 도성 최고의 거상이자 갑부 '최환', 강찬희는 성균관 엘리트 '장원'을 맡았다. 고아라는 "장률 오빠가 환을 연기해 매력있었다"면서 "극본에 없었는데 오빠 미소 하나로 신이 말랑말랑해지고 설레었다. 가장 매력적이고 반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며 좋아라했다. "찬희랑은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그런 걸 못 느낄 정도로 대화가 잘 됐다. 멜로신도 편하게 찍었다"며 "지금도 단톡방이 있다. 영화 보고 술도 자주 마셨다. 촬영 중간에도 맛있는 거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화리랑 성격이 비슷해 보인다고? 매번 작품을 본 분들은 그렇게 얘기하더라. '미스 함무라비' 본 분들은 '박차오름'이랑 비슷하다고 하던데, 원래 긍정적인 편이다. 화리가 긍정적이다 보니 더 편하게 연기했다. MBTI는 안 해봤다. 혈액형은 A형이다. 내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화리는 진취적이고 직접 부마를 선택했는데, 자신을 알아가는 모습이었다. 매번 놀랐다. 1부와 10부랑 비교하면, 성장한 모습이 보인다. 화리는 대중들이 아는 모습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다른 지점이 분명히 있으니 10부까지 꼭 봐달라."
[인터뷰]고아라 "화리공주, 내 어린시절 떠올랐죠"



고아라는 30대 중반임에도 데뷔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올림으로 데뷔한 지 22년이 넘었지만,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흥분해 빨리 말하는 모습에선 옥림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화리는 조선판 셀럽이라서 외적으로 신경 쓸 부분이 많았을텐데, "공주 역할이니까 최대한 예뻐 보이고 싶었다. '조선마술사' '화랑' 등에서 다양한 역을 맡았는데, 한복 소재도 캐릭터에 따라 다르다. 이번엔 원없이 예쁜거 다해봤다"며 만족했다.

한 때 동안 외모가 고민인 적은 없었을까. "이번 작품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화리의 10대 모습부터 역경을 딛고 성장하기까지 포괄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으로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타고난 것도 있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이너뷰티도 신경 쓴다"며 "노화는 어쩔 수 없으니까 물을 하마처럼 마신다. 예전엔 하루에 물 1ℓ 마시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기본 3ℓ 이상 마신다. 동안 외모 단점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간 고아라는 영화 '조선마술사'(2015), 드라마 '화랑'(2016~2017) '해치'(2019) 등 다양한 사극에 출연했지만, 성적이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해치 촬영 중 발목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가졌다. '도도솔솔라라솔'(2020) 이후 영화 '귀공자'(2023)로 복귀했으나, 또 쉬는 기간이 이어졌다.

"오랜만이지만 오랜만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현장이 익숙하고, 이번에는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으면 해 더 잘하고 싶었다. 춘화연애담이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현장이 훨씬 편안하고, 스태프들과 재미있게 찍어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귀공자에서 받쳐주는 역도 했는데, 매력적이면 어떤 인물이든 도전하고 싶다. 마음이 열려 있다.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은데, 더 신중해지는 건 있다.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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