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국 스파이 혐의받은 '톈안먼' 망명자, 가벼운 보호관찰로 석방

등록 2025.04.15 20:30:51수정 2025.04.15 21:0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미 법무부, 중국 정부의 해외인사 탄압과 스파이 행위 적발에 집중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서 중국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톈안먼 망명자가 실제는 중국 정부에 반중 인사 정보를 넘겼다고 미 검찰은 주장하고 징역형을 요구했다.

그러나 연방 판사는 밀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구금 석방 후 가벼운 보호관찰 조치에 그쳤다.

14일 미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슈준 왕은 1989년 베이징 톈안먼 시위 직후 미국으로 탈주한 군사 전문가였고 이후 수십 년 간 미국 내 반베이징 반중 인사를 지원하는 데 앞장섰다.

뉴욕시 퀸즈에 자리잡아 민주주의를 창달하고 현 중국의 권위주의 정부를 비판하는 조직을 세웠다.

그러나 2022년 미 연방 법무부 검찰은 이 같은 반중 활동은 사기극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실제는 중국 공산당 비판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했다며 왕을 체포했다.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로 기소된 왕은 신속 재판 끝에 유죄 판결을 받아 선고 재판에서 징역형 언도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14일 뉴욕주 동부 연방지법 판사는 왕을 징역에 처하는 대신 3년 간의 보호관찰 조건으로 석방했다.

지법의 드니 친 판사는 피고인이 반중 인사 정보를 중국 관리들에게 넘긴 '중대한 범죄' 행위를 범했지만 그의 이 같은 행위로 한 사람이라도 실제 신변이나 육체에 해를 입었다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76세의 왕은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 의사가 증언대에서 왕의 여러 행태가 "노인성 치매 증상과 부합된다"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

선고에 앞서 왕은 영어 대신 중국어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2차대전 태평양전쟁 연구 학자인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을 장황하게 중언부언했다고 한다.

미 법무부는 수 년 전부터 시진핑 정권의 반중 해외 인사 탄압과 이를 위한 주변의 스파이 행위 적발에 집중했고 뉴욕주 동부 지검이 특히 맹활약했다.

지난달 퀸즈구 사업가인 안 칸중은 미국 영주권자에게 중국으로 돌아가 부패 혐의 재판을 받을 것을 강권한 죄로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았다.

지난해 가을에는 뉴욕 주지사 보좌관을 지낸 린다 순이 중국 정부를 합법적 수준 이상으로 대리하며 비밀 활동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또 12월에는 한 남성이 뉴욕 맨하튼에서 중국을 위해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를 체포 후 검찰에 인정했다.

보호관찰의 관대한 처분을 받은 슈준 왕은 톈안먼 사태 후 중국으로 탈주한 많은 중국 학자 중 한 명으로 1994년 뉴욕 컬럼비아대 방문 학자 지위를 얻었으며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