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금융당국도 줄줄이 '대행'…이복현·김소영, 떠난다

등록 2025.05.14 07:00:00수정 2025.05.14 07:06: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5.03.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5.03.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금융당국 핵심 인사들의 임기가 이번주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오는 16일 3년간의 임기를 모두 채우고 직에서 물러난다. '역대 최장수 부위원장' 기록도 세우게 됐다. 금융위 부위원장은 차관급으로, 금융위 출범 후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은 김 부위원장이 유일하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거시정책 전문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도 불렸던 그는 정부 출범 전 대선캠프에 참여하며 경제 공약에 깊숙이 관여했다.

다음달 5일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기를 마무리한다.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찰 출신 기관장이자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특수통 검사'라는 화려한 꼬리표로 관심을 받았던 김 원장은 임기 내내 이슈를 창출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금감원장과 금융위 부위원장은 차관급이지만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멤버이기도 하다.

두 자리 모두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대선 후 개각이 이뤄져 차기 금융위원장이 확정된 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임명 전까지는 각각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업무를 대신할 전망이다.

다만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 원장과 김 부위원장 퇴임 후에도 한동안 공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운영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는 정례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만큼 5명 이상이 참석하면 의결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6월7일), 윤희성 수출입은행장(7월 26일) 등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선을 치른 후에도 후임 인선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는 이미 종료된 상태다.

'경제 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금융당국 주요인사들까지 줄줄이 임기만료를 맞으며 금융정책 기능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당국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 생명보험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고, 홈플러스와 MBK의 사기 혐의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는 등 굵직한 이슈들을 대부분 정리해 둔 상태다. 파산 위기에 처한 MG손해보험의 경우 1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가교보험사를 설립해 시간을 두고 계약이전, 제3자 매각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의 경우 다음달까지 실무적 준비를 마치고, 다음 정부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출 대신 지분 투자를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지분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정책의 경우 다음달 로드맵을 내고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도 차기정부의 결정에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무회의에 가보면 대행이 굉장히 많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여러가지 또 이야기들이 나오고, 불확실성이 커질텐데 그래도 금융시장은 매일 열리고, 일반 국민들의 일상도 매일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금융위는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들이 안정감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대선 후 새 정부의 개각과 함께 곧바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기자들이 평소 안 하던 질문들을 한다"면서도 민감한 질문에 소신있는 답변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에는 금융위 직원들에게 쿠키를 돌려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말 계엄정국을 시작으로 혼란스러운 금융시장과 격무로 고생해온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뜻에서 직접 준비한 선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위 직원은 "김 위원장의 작은 선물에 깜짝 놀란 직원들이 많았다"며 "고생했다는 취지였지만 따뜻한 작별선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