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급 데이터센터' 제2의 중동 신화 실현 열쇠[에너지패권-④]
"GW급 데이터센터, 한국의 게임체인저 될 것"
켄텍, 선제적 대응…융합형 인재 양성 등 추진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에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전경. 2022.03.02. [email protected]
2050 탄소중립과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 패권의 물결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에너지 기술 자립과 수출 전략 역시 새롭게 설계돼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에 앞서 그 토대를 다질 정책연구소를 최근 선제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단순한 연구조직이 아닌 정책·산업·기술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켄텍은 이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정책 연구 수행자 역할을 위해 차세대 융합인재 양성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 설계부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주도할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는 총 5편의 '에너지 패권' 기획보도를 통해 켄텍이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산업 전략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AI가 바꾼 에너지 소비 패러다임'…새로운 산업 질서 예고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소비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용자가 챗GPT에 질문을 던지면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의 GPU들이 막대한 에너지를 쓰며 답을 생성한다.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달되는 AI 서비스 뒤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천문학적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부경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에너지정책연구소 교수는 이를 '3차 에너지 혁명'의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1차 산업혁명이 석탄, 2차는 전기를 기반으로 했다면, AI·에너지 융합 시대는 '서비스 소비자'와 '에너지 소비 지점' 간의 공간적 분리를 특징으로 한 구조 변화로 새로운 산업 질서를 예고하고 있다.
AI에너지 소비 급증…한국 AI 강국 위해 'GW급 데이터센터' 필수
이런 추세에 따라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전체 전력 생산량의 4.6%에서 9.1%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픈AI, 메타, 구글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지칭하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2024년 말부터 2025년에 걸쳐 총 전력 용량 1000㎿ 이상의 'GW급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특히 메타는 루이지애나주에 2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AI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도 '동수서산(東數西算·동쪽의 데이터를 서쪽에서 계산)'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GW급 데이터센터는 미국, 중국에 이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인 셈이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 연구 1동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환경 문제는 딜레마…재생에너지 간헐성이 변수
하지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전력 계통 안정성을 저해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전남지역에서만 태양광 19차례, 풍력 12차례에 걸쳐 출력제한이 발생하면서 신규 태양광 발전 허가 중단 조처가 내려졌다.
위기를 기회로…에너지 허브로 진화하는 데이터센터
부경호 교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 시스템(ESS)을 통해 잉여 재생에너지를 저장·공급하고 수요반응(DR) 프로그램 참여, 가상발전소(VPP)의 핵심 분산 자원 역할,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연계 등을 통해 단순한 에너지 소비시설이 아닌 통합적 에너지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 연구 2동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켄텍 선제적 대응…융합형 인재 양성과 기술 실증
켄텍은 에너지 AI, 차세대 전력망,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환경·기후 기술, 차세대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 전체를 하나의 학부로 통합 운영하며 융합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트레이닝 센터 운영과 플러스 DR(수요 반응)형 센터 운영 실증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켄텍은 한국스탠포드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관련 교육과정 개발·운영, 전력망 최적화 기술개발,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 산학 공동연구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한국 제2의 중동 신화 실현 기회 눈앞에 성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GW급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부 교수는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경험이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이끌었듯, 이제는 GW급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AI·에너지 혁명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며 "태양광 발전, 송·배전 인프라, 대규모 ESS가 통합된 GW급 데이터센터를 턴키 방식으로 세계시장에 공급할 '제2의 중동 신화' 실현 기회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