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고유가·고환율에 수입물가 급등…'14개월 흑자' 무역수지도 위태롭다

등록 2026.04.17 06:00:00수정 2026.04.17 06:3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수입물가지수 28년2개월만에 최고치…원유 88.5%↑ 상승 주도

지난달 수입액 13.2% 증가…수출 불안시 무역수지도 적자 반전

산업硏 "산업별 수입반응 상이…맞춤형 정책대응 필요성" 제언

[두바이=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출항한 화물선이 15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접근하고 있다. 2026.03.15

[두바이=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출항한 화물선이 15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접근하고 있다. 2026.03.15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의 이중고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며 우리나라 산업과 수출에 연쇄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입물가 충격이 생산과 수출에 영향을 주고 거시지표 악화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당장 지난달 수입물가는 2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수입물가의 지속 상승은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무역수지도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20년 100)는 169.38로 직전달 대비 1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률은 1998년 1월 이후 28년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은 원유였다. 원유는 88.5%의 상승률을 보였는데 1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1974년 98.3%에 이어 52년2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중동 전쟁이후 국제유가와 환율이 급등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입물가 상승은 중간재 무역을 하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에너지·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가가 오르고 완재품 수출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나프타 수급 불안이 가중되면서 석유화학 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전자, 건설, 조선 등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에 연쇄적 타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나프타 부족에 따른 에틸렌, 프로필렌, 합성수지 등이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은 포장재,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소재, 건자재, 조선업 등 전방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다.

거의 모든 제조업의 중간재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완제품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생산 지연은 물론 비용상승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전월(145.88)보다 16.1% 상승했다. 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28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수출물가지수도 173.86으로 전월(149.50) 대비 16.3% 올라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전월(145.88)보다 16.1% 상승했다. 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28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수출물가지수도 173.86으로 전월(149.50) 대비 16.3% 올라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수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제품 가격 경쟁력이 올라 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이 나타나면 수입액 상승에 따른 제품 생산 비용 증가, 글로벌 수요 둔화로 부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진단이다.

중동 전쟁이 발생하기 이전과 비슷한 원자재를 수입해도 수입액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환율, 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수출이 줄어든다면 무역수지도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입 상황은 이 같은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동월대비 13.2% 증가한 604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급등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수입은 93억7000만 달러(-7.0%), 비에너지 수입은 510억 달러(+17.9%) 등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입이 크게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향후 수입액은 중동전쟁이 끝나더라도 지속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달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257억4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1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는데 이런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면서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 적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면된다.

산업연구원은 16일 '고환율기 수입 구조의 산업별 비대칭성과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번 고환율 국면은 '고환율-고유가 복합 구조라고 규정하며 산업별로 수입 반응이 상이한 만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태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전, 자동차부품, 자동차 등 수입조정형 산업의 경우 수입대체 효과를 국내 생산 확대와 연계하는 한편, 핵심 중간재 원가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수입유지형 산업은 환율 충격이 비용으로 전이되는 구조를 고려해 환율변동보험 현실화, 전략산업 투자 연속성 보호 등의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 전반에 걸쳐 산업별 수입 물가·물량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반의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환헤지 상품 접근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환위험 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환위험 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2026.04.03.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2026.04.0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