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프간 탈레반정부, 사법시스템을 무기로 여성 탄압" - 유엔전문가

등록 2025.08.07 10:29:51수정 2025.08.07 10:44: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베넷조사관 6일 유엔총회에서 보고서 발표.. 탈레반의 여혐정책 비난

탈레반 집권후 아프간 여성 판·검사와 법조인 모두 축출..여성에 불리

[카불=AP/뉴시스]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제하는 탈레반 당국의 여성들에 대한 억압을 비난하는 보고서를 8월 6일 유엔총회에서 배포했다.  사진은 탈레반 집권후인 2023년 5월 아프간 카불 도심에서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들의 모습. 2025.08/07.

[카불=AP/뉴시스]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제하는 탈레반 당국의 여성들에 대한 억압을 비난하는 보고서를 8월 6일 유엔총회에서 배포했다.   사진은 탈레반 집권후인 2023년 5월 아프간 카불 도심에서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들의 모습. 2025.08/07.

[유엔본부=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탈레반 정부가 법률과 사법 시스템을 이용해서 "거의 인류 범죄 수준의 " 여성과 소녀들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아프간 국내의 독립적인 유엔 조사관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처드 베넷 조사관은 6일 유엔총회에서 배포한 보고서에서 2021년 집권한 탈레반 정부가 2004년도의 헌법과 국내법에서 보호하고 있던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 보호 조항을 모두 폐기 시켰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과 강간, 어린이 강제 조혼등을 포함한 22개 형태의 행위를 범죄로 금지시킨 조항들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탈레반 정부는 또한 이전의 미국이 지원한 정부 치하에서 임명된 모든 법관들을 해임했다.  그 중엔 약 270명의 여성 법관도 포함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탈레반의 극단적인 이슬람 사상에 공조하는 남자들로 대체되었다.

이 들 남성 법관들은 사법적 훈련이 전혀 없고 오직 탈레반 정부가 내보내는 칙령에 따라서, 시키는 대로 판결을 할 뿐이라고 했다.
 
그 뿐 아니라 탈레반은 모든 사법 집행기관과 수사 기관들을 전부 차지하고 조직적으로 전 정부에서 일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박해하고 축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제네바의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임명한 베네트 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주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사법적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폭로했다. 

그의 보고서는 아프간 국내외에서 110여명의 아프간인들을 1대1로 만난 인터뷰, 또는 그룹 토론이나 각종 회의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 입국 비자를 거부하는 바람에 입국하지 못하고 국외에서 원격 통신과 기타 수단을 통해 인터뷰와 정보 수집을 진행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점령하고 집권한 뒤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탄압을 계속해 오면서 이 사실이 널리 알려져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받고 있다.
 
탈레반은 여성과 소녀들의 교육을 초교 6학년 이상 받지 못하게 금지했고 여성의 고용금지,  공원등 모든 공공 장소에 대한 출입금지,  체육관과 미용실 등 대중 시설의 출입금지까지 명령하고 있다.

집 밖에서는 맨 얼굴은 물론, 목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로 부터 탈레반은 정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서방 국가들로부터는 완전히 고립되어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가 7월4일 세계 최초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한 후 모스크바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발코니에서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25.08. 07.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가 7월4일 세계 최초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한 후 모스크바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발코니에서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25.08. 07.

베넷 조사관은 탈레반이 이번 보고서를 미리 받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여성에 대한 보호와 성적 탄압 개선을 위한 노력에 대해 알려 잘라는 요청에도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자기들의 그런 법집행에 대해 이슬람교의 샤리아법을 적용한 것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이슬람 학자들은 그들의 주장은 다른 이슬람 국가들의 샤리아법 해석과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게다가 여성의 법적 권한을 우선 배려하도록 규정한 이슬람교의 교리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넷은 탈레반은 실제로 여성의 권리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성 판사, 검사, 등록된 변호사까지 공식적으로 제거해서 여성과 소녀들이 성범죄를 신고하거나 법적 피해 구제를 받을 안전한 통로조차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경찰관이나 다른 여성 공무원까지 없어져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등이 신고되거나 시정될 기회는 더욱 희소해 졌다고 그는 밝혔다.
 
탈레반은 여성이 고소를 하거나 재판정에 출정할 경우에는 만드시 남성 친척을 대동하고 나와야하며  과부이거나 여성가장, 난민이나 장애 여성인 경우에는 어떤 법적 행동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탈레반의 법률시스템을 통해 고소 고발, 집안 분쟁의 해결,  법정 서류를 마련하거나 폭행신고를 하려는 여성들은 당장 적대적인 취급을 당한다.  법원에선 여성들의 제소를 기각하기 일쑤이며 이혼이나 양육권, 성폭력 관련 사건은 아예 접수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베넷 보고서는 밝혔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종교계 원로나 이슬람 성직자들의 도움과 중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남성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서 여성이 실제로 보호받을 길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베넷은 이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ICJ) 같은 국제 사법 기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실제로 2023년엔 탈레반 지도자 2명을 성적 박해와 차별 등 인권 범죄 혐의로 ICJ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는 아프간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들도 유엔의 최고 사법기관인 ICJ 에 여성차별 및 성적 박해행위를 고발해서 실효적 정의의 실현을 위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