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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디서 잡았는지도 몰라"…수산물 이력제 사실상 유명무실

등록 2025.10.30 10:03:12수정 2025.10.30 14: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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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물량의 8%만 추적 가능…‘수산물 이력제’ 17년째 답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2025.09.15.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2025.09.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추적이 가능한 국내 수산물이 전체 출하물량의 8%에 불과하면서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수산물 이력제'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제 규범이 강화됐는데도, 이력제 업무를 담당하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인력 부족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3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9월 기준) 국내 수산물 총 생산량은 1749만3347t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력관리 대상 물량은 134만 3512t으로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올해에도 총 생산량 276만9774t 중 이력관리 물량은 39만3727t(14%)에 그쳤다.

전종덕 의원은 "WTO 수산보조금 협정 발효와 IUU 어업( 불법·비보고 · 비규제 어업) 규제, 미국 NOAA의 해양포유류보호법 등 국제 규범이 강화되면서 수산물 이력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해수부가 최소한의 이력 관리조차 제대로 못하는 심각한 상황은 국민안전을 다루는 부처로서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2024년 45억4300만원에서 2025년 41억85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은 해수부의 정책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력제 업무를 담당하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인력 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수산물 방역, 수출검사, 품질인증, 친환경 인증, 이력관리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임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2023년에는 27명, 2024년에는 16명이 부족했고, 올해 8월 기준으로는 34명이 결원 상태로 인력난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축산물은 소·돼지·닭·오리·계란까지 이력추적이 의무화지만, 수산물은 '수산물 유통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무화 근거만 있을 뿐, 실제 품목은 고시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는 '누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어획했는가'가 명확히 기록돼야 한다"며 "어선 정보와 장비 사용 정보까지 포함하는 데이터 기반 이력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력관리 의무 품목과 관리 범위를 대폭 확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수산물 이력제는 생산지·생산자·유통경로 등을 추적·관리해 소비자가 안전한 수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회수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5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08년 본격 시행했으나, 이력관리 실적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현재 이력제 참여 희망 업체에 제도에 대한 컨설팅, 교육 등을 제공 중이며, 이력제 참여에 대한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력 표시 라벨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수산물이력제 참여 업체의 부담을 완화해 이력제를 확대하고자 수산물유통법 시행규칙 개정을 진행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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