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직접 확인해 볼래요" 명품 온라인 플랫폼 잇단 위기…'오프라인 중심' 재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캉카스백화점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병훈 기자 = 국내 다수 자체 명품 온라인 플랫폼들이 잇단 경영난에 빠지며, 옥석 가리기와 함께 시장 재편이 가속화 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한 온라인 명품 유통 구조가 엔데믹 전환 이후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고가의 상품일수록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 보고 사야겠다"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명품 시장이 오프라인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편의보다 신뢰'로 옮겨간 것이란 해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국내 자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자본잠식이나 회생절차 등 경영난에 빠진 상황이다.
명품 플랫폼 A사는 지난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억80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B사는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또 C사 역시 2021년 이후 매년 100억원 안팎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끊이지 않는 명품 가격 급등도 국내 소비자 행태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례로 샤넬 클래식 미듐 플랩백의 판매가는 2020년 5월 840만 원이었지만, 올 8월 기준 1661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에는 한 해에도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N차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이 '콧대 높은' 명품들의 행보는 희소성과 차별성을 높이고 '오픈런' 등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한 명품 소비자는 "솔직히 요즘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방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하기엔 불안하다"며 "비싼 상품일 수록 오프라인 매장에서 두눈으로 직접 확인 해야봐야 마음이 놓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약 23조 원대로 추산된다.
이 중 오프라인 채널이 19조1745억원, 온라인 채널은 2조6405억원으로 나뉘어 온라인 비중이 11%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명품 시장 구조는 리셀·중고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고객 체험형 서비스 없이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캉카스백화점의 경우 지하 2층~지상 12층의 아시아 최대 규모 명품 리셀 전문 대형 쇼핑센터로 구성했는데, 실물 검증과 즉시 거래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해외에까지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 관광객 소비자들까지 가세해 강남의 오프라인 체험 쇼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한 유통 업계 전문가는 "명품 소비는 결국 '신뢰 산업'이다보니 실물 체험과 품질 보증을 결합한 오프라인 유통이 새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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