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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1만 개·전국 8만 개…한국 카페 시장, 임계점 넘었다

등록 2025.12.08 01:53:00수정 2025.12.08 06: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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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 메가MGC커피 3500호점인 광주시청역점 오픈 기념식에서 김대영 대표이사와 김창규 광주시청역점 점주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메가MGC커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5일 오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 메가MGC커피 3500호점인 광주시청역점 오픈 기념식에서 김대영 대표이사와 김창규 광주시청역점 점주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메가MGC커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한국의 카페 창업 열풍이 과도한 경쟁과 낮은 수익성으로 이어지며 곳곳에서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3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갖고 있는 카페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내 카페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고장수 씨는 2016년 가게를 열 당시 주변 카페가 단 두 곳뿐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인근 카페 수가 50곳을 넘기면서 손님이 빠르게 줄었다고 한다. 그는 "다시 돌아간다 해도 카페를 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의 커피 문화는 인스턴트커피 전성기를 지나 1990년대 말 글로벌 체인 스타벅스가 진입하면서 '아메리카노 중심 문화'로 재편됐다. 현재 전국 카페 수는 8만 개 수준이며, 이 중 1만 개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높은 커피 소비량이 창업 수요와 맞물려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곳을 넘어, 좁은 주거 공간을 대체하는 '제3의 공간'역할을 해왔다. 집에 손님을 초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연인과 친구, 학생, 1인 이용객 모두에게 카페는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소가 됐다. 여기에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별도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창업 열기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실제 창업자들의 사정은 기대와 거리가 멀다. 고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줄 서는 카페가 쉬워 보이지만, 현실은 고된 노동과 낮은 이익"이라고 말했다. 카페 창업 컨설턴트 최선욱 씨도 많은 초보 창업자가 운영 경험이 부족하다며, 하루 13시간 이상 일하고도 월 400만~500만 원 정도의 수익에 그치는 사례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임대 계약 만료 시점인 1~2년 차에 폐업이 몰리는 이유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맛으로만 승부하기도 어려운 구조가 됐다.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장은석 씨는 "사장이 메뉴 개발, SNS 홍보, 인테리어 트렌드까지 모두 따라가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테리어가 메뉴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현상도 이어졌다.

장씨는 지난 10년간 일한 7개 매장 중 5곳이 문을 닫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끔은 정말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유튜브 경고 콘텐츠도 늘고 있다.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우승자 권성준 씨도 카페 운영 실패 경험을 공개하며 창업을 말린 바 있다.

그럼에도 성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시장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은 계속 늘고 있다. 그러자 고씨는 "카페는 부자가 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결국 커피를 마시는 공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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