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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살' 박진경 유공자 지정에…시민단체 "취소하라" 반발

등록 2025.12.12 14: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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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반발 확산…"유족 상처 짓밟는 처분"

지정 철회 요구…"이재명 대통령은 결단해야"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4·3범국민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4·3학살 박진경 국가유공자 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박진경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5.12.12. spicy@newsis.com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4·3범국민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4·3학살 박진경 국가유공자 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박진경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5.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제주4·3 당시 양민 학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고 박진경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데 대해 권오을 국가보훈부(보훈부) 장관이 제주를 찾아 사과했지만,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4·3범국민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4·3학살 박진경 국가유공자 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4·3 학살 책임자인 박진경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한 것은 역사와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단체들은 박 대령의 과거 행적을 근거로 국가유공자 지정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진경은 1948년 9연대장으로 제주에 부임한 뒤 '제주도민 30만명을 모두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는 발언과 함께 강경 진압을 지휘했다"며 "4·3 당시 주민 학살 책임이 명백함에도 무공 수훈을 이유로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은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훈부가 '법 절차에 따른 지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4·3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유족의 상처를 짓밟는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보훈부는 지난달 4일 박 대령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발급했다. 70여년 전 제주도 내 수많은 양민들을 학살한 주범으로 꼽히는 박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자 제주 및 시민 사회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권 장관도 고개를 숙였다. 권 장관은 전날 오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박진경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데 대해)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희생자 유족들과 제주도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보훈부는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박 대령에 대한 유공자 증서 발급은 국가유공자법 제4조·제6조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지정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상훈 취소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박진경의 국가유공자 지정은 반드시 취소돼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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