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이 법인 의결권 보유한 것만으로 '1인 1병원 원칙' 깼다 단정 못 해"
대법, 의료법인 통한 '1인 1의료기관' 첫 판례
"적법 의료기관 운영으로 꾸몄다는 사정 필요"
"재산 출연 없거나 부당 유출됐는지 등 고려"
![[서울=뉴시스] =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1/NISI20250811_0020926033_web.jpg?rnd=20250811132108)
[서울=뉴시스] =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치과의사 이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내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 보냈다.
이씨의 의료법 위반 등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씨의 배우자 등 2명도 각각 1·2심에서 받았던 벌금 500만원형이 파기돼 재판을 다시 받는다.
이씨는 지난 2012년 12월부터 충남 당진시 소재 한 상가 건물에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의료법인 A 명의로 된 치과병원 1개소를 개설해 운영해 왔다.
이어 2013년 9월부터 2016년 6월 사이 사단법인 B 명의로 치과병원 2개소와 치과의사가 개업할 수 없는 일반 의원 2개소를 개설해 함께 운영했다.
검찰은 이씨가 '의료인은 어떤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정한 의료법 33조를 어겨 중복 운영을 했다고 보고 그를 기소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중복 운영자로 지목된 치과병원 3개소와 의원 2개소 모두 의료법인 또는 사단법인이 운영 주체였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해당 법인들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1·2심은 이씨가 의료기관들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중복 운영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치과병원 1곳이 속한 의료법인 A는 이씨가 이사를 맡고 있었고, 자신의 배우자를 명목상 이사로 취임시켜 자금 관리 업무를 맡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기관 4곳을 둔 사단법인 B는 이씨가 등기부에 7개월 간 대표이사로 자신의 이름을 올려 뒀다가 이후 처남에게 직책을 넘겼다. 또 B 이사회 임원들은 지인이나 거래처의 관계자 등으로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법은 이런 정황만으로는 이씨가 중복 운영 금지 원칙을 어겼는지 판단하기 이르다고 판시했다.
대법은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료인이 의료법인 이사 등의 지위에서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다른 의료기관의 경영 사항에 관해 의사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더라도, 이런 사정만으로 중복 개설·운영 금지의 취지를 저해해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8/NISI20251208_0021088738_web.jpg?rnd=20251208102224)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email protected]
의료법은 의료법인을 허용하면서 의료인 개인과 달리 한 개의 의료기관만 설치하라는 식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영리추구 금지 조항을 법에 명시하고 설립허가 취소 제도 등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사회나 정관에 따른 통제도 의료법인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중 하나다.
따라서 의료인이 중복 운영 금지 원칙을 피하고자 법인을 낀 형태로 여러 병원을 거느렸다고 판단하려면 의결권 보유 외에 추가 단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시로 ▲실질적으로 재산 출연이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인정되지 않는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 ▲의료법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해 공공성·비영리성을 일탈한 경우를 들었다.
아울러 ▲의료법인 설립 과정의 하자가 허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거나 의료기관 개설·운영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는 것인지 ▲재산 유출 정도나 기간, 경위 이사회 결의 등 절차나 회계처리 절차는 정당했는지 여부 등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대법은 의료법인 A에 대해서만 2심이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고 판단했을 뿐, 의료기관 4곳을 둔 사단법인 B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는 대전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살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법은 이씨가 지난 2013년 9월~10월 자신이 보유한 상가에 약국을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임대차보증금 및 계약금 명목으로 합계 6억원을 뜯어냈다는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에 대해서는 앞서 유죄 취지로 본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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