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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에, 폐지, 인분까지 모으라고?"…北 '사회적 과제'에 한숨

등록 2026.02.04 01:01:00수정 2026.02.04 0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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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평안북도 운전군 삼광리에서 열린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평안북도 운전군 삼광리에서 열린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북한에서 새해를 맞아 올해 1년 동안 각 가구가 수행해야 할 '사회적 과제' 이른바 '노르마' 할당량이 인민반(반상회 격인 주민조직) 단위로 각 가정에 제시됐다고 일본의 대북 매체 데일리NHK재팬이 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함경북도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과제가 부과되면서, 인민반 소속 가구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청진시와 회령시 등 도내 각 시·군에서 인민반별 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각 가구가 1년 동안 수행해야 할 사회적 과제의 분량이 할당됐다"며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의 표정은 모두 어두웠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연초가 되면 인민반 소속 각 가구에 고철, 폐지, 폐비닐 등 재활용품 수거에 대한 연간 할당량이 부과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지난달 14일 저녁 회의가 소집돼 가구별 과제량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 인민반의 경우 각 가구에 ▲고철 40㎏▲폐지 10㎏ ▲폐고무 5㎏ ▲유량 작물 2㎏ ▲퇴비용 건조 인분(25㎏짜리 마대) 3포대 등이 할당됐다고 한다.

회의에서 인민반장은 "할당이 내려지면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미리 물량을 준비해 두라"며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인민반에 더 많은 과제가 내려와 다른 가구에 피해가 가니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제 위기로 물자가 부족한 북한에서 이러한 물품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인민반뿐 아니라 직장과 학교에서도 이중, 삼중으로 과제가 내려와 너무 힘들다", "아무리 찾아도 현물이 없다. 없는 물건을 만들어낼 수도 없어 답답하다", "가족을 먹여 살릴 걱정도 모자라 과제 걱정까지 하다 인생을 끝내야 하느냐"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인민반에서도 지난달 15일 회의가 열려, 비슷한 항목과 비슷한 분량의 연간 사회적 과제가 각 가구에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인민반장은 "국가 발전을 위한 일이니 애국심을 갖고 과제를 수행하라"고 강조했지만, 주민들은 '애국심'이라는 명목으로 과제 이행을 강요받는 데 고개를 저으며 "머리가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매년 내려오는 과제이지만, 연초에 1년 치를 한꺼번에 할당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크다"며 "주민들은 무거운 과제를 짊어진 채 불안한 한 해를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런 것만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요구만 늘어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며 "과제를 납부할 시기에 현물을 마련하지 못하면 현금으로 대신해야 하고, 중간에 과제량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은 ‘사회적 과제야말로 생활을 옥죄는 족쇄’라고 비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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