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 간접협상 오만서 재개…아락치 “좋은 출발, 계속 개최 합의”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과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6일(현지시간) 중동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핵 개발 문제를 둘러싼 간접협상을
재개했다.
양국은 오만의 중재 아래 의견을 교환했으며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AP와 신화,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이란 국영TV 인터뷰에서 “협상은 좋은 출발을 했다”고 평가하고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진행 방식과 일정은 양측이 조정하고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이어 “상호 불신은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이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면서도 “이런 과정이 이어진다면 상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좋은 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또한 아락치 장관은 “협의가 진지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하며 “대화의 전제 조건은 위협과 압박을 자제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흐르 통신은 이란이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제시한 ‘우라늄 농축 제로(zero enrichment)’ 요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라늄 농축활동 자체를 사실상 전면 중단하라는 요구에 이란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다.
상대 이란 측 대표단은 아락치 장관이 이끌었다. 미국 측은 협상 직후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협상은 애초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려고 했다. 미국은 핵 문제 외에 탄도미사일 개발 등도 의제로 다루기를 원했으나 이란은 핵 문제에 한정하고 개최지도 오만으로 변경하자고 요구했다.
아락치 장관은 국영 통신사 IRNA에 “이란이 핵 문제만 협의하며 미국과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번 협상이 지난해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수개월간 진행되다 중단된 이후 사실상 출발점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작년 6월 이란을 상대로 12일간 전쟁을 벌이기 전 상황과 유사한 국면이라는 평가다.
협상은 무스카트 외곽에 위치한 오만 왕궁에서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AP는 이란 대표단이 먼저 왕궁을 방문한 뒤 숙소로 돌아갔고 이후 미국 국기를 단 차량 행렬이 왕궁으로 들어가 약 1시간 반가량 머물렀다고 전했다.
오만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이 이란 측과 미국 측을 각각 따로 만나 협의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양측이 지속 가능한 안보와 안정 달성을 위해 협상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외교적·기술적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적절한 여건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협상에는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인 브래드 쿠퍼 해군 대장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미군 최고위급 장성이 참여한 것은 이례적으로 협의가 결렬될 경우 미국이 군사적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이란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과 다수의 군함, 전투기가 중동 지역에 배치됐다. 미국은 필요할 경우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갖춘 상태다.
다만 군사공격이 이란의 정책 변화를 이끌거나 정권을 뒤흔들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AP는 지적했다.
걸프 지역 아랍국가들은 군사충돌이 지역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군은 최근 링컨함 인근에서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으며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국적 선박을 저지하려 시도한 바 있다.
이란은 협상에서 핵 문제만 논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는 이란에 대해 3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며 탄도미사일을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제안을 전달했다.
러시아는 해당 우라늄을 인수할 의사를 시사했으나 이란은 핵 프로그램 종료나 우라늄 반출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무스카트 협상이 핵 문제뿐 아니라 미사일 등 모든 사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시도해 보겠다”고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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