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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도 언급한 미래 소재 '페로브스카이트'…韓 연구진 대량 생산기술 확보

등록 2026.02.19 01:00:00수정 2026.02.19 0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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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합성 '저온 주입법' 개발…대량 생산까지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

초고해상도 TV·AR·VR 등 활용 기대…해외 기술 종속 구조도 극복 전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태우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을 발광효율 100%를 유지하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무기양자점 발광다이오드)를 뛰어넘는 발광 성능으로 초고해상도 TV는 물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과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활용이 기대되는 소재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태우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을 발광효율 100%를 유지하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무기양자점 발광다이오드)를 뛰어넘는 발광 성능으로 초고해상도 TV는 물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과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활용이 기대되는 소재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부터 우주 태양전지 등까지 활용 가능한 핵심 소재로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를 대량 생산해 상용화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순수 국내 연구진들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소재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대형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학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태우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을 발광효율 100%를 유지하며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지원 사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9일(현지시간 18일 16시, GMT)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무기양자점 발광다이오드)를 뛰어넘는 발광 성능으로 초고해상도 TV는 물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과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활용이 기대되는 소재다.

이에 더해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흡수 혹은 방출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차세대 태양전지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 우주 개척의 최선봉장인 일론 머스크가 페로브스카이트를 우주 태양광 기술의 핵심 퍼즐로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소재를 제품화하기 위한 나노결정 합성 방식으로는 150℃ 이상의 고온 용액에 소재를 주입하는 '핫 인젝션(Hot-injection)' 합성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화재 등 안전 위험이 있고 산소와 수분을 차단하기 위한 특수 설비가 필수적이다.

이를 대신해 상온에서 합성이 가능한 기술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균일하고 고품질의 나노결정 확보가 어렵고 대량 생산 시 생산성과 품질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대량 생산 시 발생하는 품질 저하가 빠른 합성 속도에 따른 균일성 저하와 결정 결함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저온 주입(Cold-injection)'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저온 주입 합성 기술은 0℃ 부근의 낮은 온도로 냉각한 입자나 결정 표면에 달라붙어 성장을 조절해 주는 물질(리간드)을 녹여놓은 '리간드 용액'에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 용액을 주입해 '유사 유화(pseudo-emulsion)'라고 불리는 상태를 형성한 뒤 합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합성 속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결함 생성을 억제하고, 100%의 발광 효율을 가진 고품질의 나노결정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저온주입법을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대량 합성 과정과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색변환 필름이 장착된 태블릿 디스플레이의 모습.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온주입법을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의 대량 합성 과정과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색변환 필름이 장착된 태블릿 디스플레이의 모습.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욱이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신기술은 보다 넓은 면적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만들어내는 데 용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재 형성을 위한 입자 용액을 이미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원하는 판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크기가 나노 단위로 아주 작다면, 우주 태양광 패널 등에서는 훨씬 큰 수백나노~마이크로미터 크기까지 키울 필요가 있다. 그만큼 이번 신기술은 활용 방향에 따라 더 무궁무진한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2014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연구 분야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이전에 연구팀이 확보한 원천 특허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산업적 가치도 매우 높다. OLED의 경우 핵심 소재 기술에 대한 특허료를 해외 기업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기술 종속 구조를 극복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교원 창업 기업인 에스엔디스플레이와 협력해 대량 생산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을 기반으로 색변환 필름을 제작하고, 실제 태블릿 디스플레이에 장착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했다. 에스엔디스플레이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최근 CES 2026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 분야 최초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월15일에 과학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처와 사이언스(Science) 본지에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에 관한 연구 성과를 각각 발표한 연구팀은 또 다시 한 달 만에 네이처 본지에 성과를 발표하며, 같은 해에 세계 최고의 학술지에 성과 3편을 게재했다.

이처럼 한 연구팀이 단기간에 잇달아 성과를 거둔 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과기정통부는 연구팀의 리더십과 연구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이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응용을 위한 고효율·고안정성 발광 소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이태우 교수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을 통해 신진·중견·리더에 이르는 성장 단계를 충실히 밟아온 연구자"라며 "젊은 연구자부터 최우수 석학이 세계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단계별 맞춤 지원으로 촘촘한 성장 사다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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