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비를 올릴까"…중동전쟁에 미용실 사장님도 '한숨'
미용 재료 제작 공장, 용기와 샴푸 생산 어려움
미용실 업주 "최악의 경우 서비스 요금 올려야"
![[서울=뉴시스] 한 손님이 일산의 오래된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2026.04.08.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13/NISI20260113_0002039725_web.jpg?rnd=20260113155148)
[서울=뉴시스] 한 손님이 일산의 오래된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2026.04.08.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중동전쟁 장기화로 나프타와 원유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그 여파가 골목 미용실에까지 미치고 있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쪼그라든 상황 속 재룟값마저 오를까 봐 미용실 소상공인들은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8일 미용 재료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기 제작과 샴푸 생산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와 계면활성제에 들어가는 기름 확보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미용용품 OEM(주문자 생산 방식) 및 유통업체를 운영 중인 윤모(54)씨는 이미 일주일 전 원재료 공급처로부터 가격 인상 공문을 받았다.
윤씨는 "지난주에는 평균 20~30% 오른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저께 받은 공문에는 30~60%로 찍혀있더라. 일주일 새 최대 3배가 뛴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미용실 용품은 원료 특성상 유리 보관이 어려워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있고 여기에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가 필요하다. '산업의 쌀'로도 불리는 나프타가 없으면 플라스틱, 합성 섬유, 합성 고무 등을 생산할 수 없다. 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이 중 77%를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다.
특히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 수급이 불안정했다.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계면활성제는 석유 부산물로 생산하는 '석유계 계면활성제'와 식물 등에서 추출한 '천연유래 계면활성제'가 있다. 미용실 현장에서는 세정력이 강한 석유계 계면활성제를 쓰는 곳이 대다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동 원유 수입 비중은 69.1%에 달한다.
윤씨는 "공급처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정상화되더라도 예전 가격으로 돌아가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 같다더라"며 "사업 20년 넘게 했지만 이번처럼 직접적인 타격이 있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미용실을 하는 소상공인들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지금이야 재고가 있지만 재료가 바닥나면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더군다나 미용 재료비 폭등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막막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5년 차 미용실 사장님 반모(37)씨는 "재룟값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며 "재료비가 오르면 서비스 요금을 어쩔 수 없이 인상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재룟값 외에도 고정 지출인 월세, 인건비를 제하면 실제 수익금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같은 조건 속 해결책은 미용 요금을 더 비싸게 받거나 저렴한 제품을 쓰는 방법 두 가지뿐인데 전자를 택해야 그나마 이탈 손님이 적을 것 같아서다.
대전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최모(64)씨도 재료비 상승이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다. 최씨는 "보통 한 달 재료비로 100만원 정도가 나간다. 요즘은 코로나19 시절보다 매출이 적은데 재룟값까지 폭등하면 진짜 큰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전략 경제협력 특사'로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으로 보내는 등 나프타와 원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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