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괜찮을까…부작용 완화책 필수
산업부·중기부, 기업 법무 부담 우려
법제처 "해외 사례"·법무부 "경성만"
공정위 내부선 '경제분석 필요' 의견
![[기자수첩]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괜찮을까…부작용 완화책 필수](https://img1.newsis.com/2026/04/08/NISI20260408_0002105689_web.jpg?rnd=20260408143216)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46년 동안 유지해온 전속고발제의 빗장을 완전히 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무회의를 통해 공개된 이번 폐지안은 공정거래법 집행의 민주화와 사각지대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다른 부처에서도 신중 의견을 내고 있고, 공정위 내부에서도 속도와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순히 '고발권의 분산'이라는 상징성뿐 아니라 제도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폐지안의 핵심은 두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와 개인이 공정위 거치 없이 검찰에 직접 고발할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검찰·감사원·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조달청 등 소수 기관에만 부여된 고발요청권을 사실상 모든 정부 기관으로 전면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는 공정위의 전유물이었던 고발 결정권을 시장 참여자와 행정부 전체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계 부처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규율 대상인 업계 의견을 대변하는 산업통상부와 중기부는 제도 폐지 시 기업들의 법무 대응 부담이 커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계의 법무 역량이 부재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고발이 이어질 경우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법제처는 해외 주요국에서도 전속고발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제도 변화 신중론을 제기했다. 제도의 수혜자로 점쳐지던 법무부조차 가격 담합 등 '경성 담합'에 한정해 제도를 완화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공정위 내부의 기류도 복잡하다. 경제법 특성상 특정 행위의 위법성은 행위 그 자체만으로 즉시 판단되지 않는다. 면밀한 '시장 획정'과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정위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제 분석을 수행한 뒤 고발 여부를 결정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명의 공정위 관계자는 "전속고발제의 취지는 공정위가 전문성에 기반해 위법성을 우선 판단한 뒤 필요한 경우에만 고발을 진행해 형사 제재를 취하라는 것"이라며 "경제적 분석 역량이 부족한 개인이나 사업자가 직접 고발권을 가질 경우 시장의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고발요청권이 활성화돼 전속고발제가 사실상 형해화된 상태라는 진단도 나온다. 제도가 이미 유명무실해진 만큼 전면 폐지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공정위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경제 제재 합리화'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제법상 형벌 조항을 대폭 정비해 고발 가능한 대상 자체를 줄이고, 공정위가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해 법 집행의 실효성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형사 처벌 중심에서 행정·경제적 제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제도 폐지에 따른 업계의 사법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무회의를 통해 공론화의 막은 올랐다. 정책의 목표가 공정성 제고에 있다면, 그 수단인 제도 변경이 시장의 활력을 꺾는 제도 개악으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 무분별한 고발 남발을 막을 장치를 정교화하고, 기업의 법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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