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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은 휴전 무관' 공식화…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종식 난망

등록 2026.04.15 17:41:14수정 2026.04.15 19: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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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종전, 미국 중재하 양국이 결정"

헤즈볼라측 "합의 무시"…공세강화

이스라엘도 레바논 주둔 유지 구상

[베이루트=AP/뉴시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33년 만의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열고 친(親)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무장 해제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양국간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레바논 전선은 미국-이란 휴전과 별개라는 미국·이스라엘 입장을 레바논이 공식 수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정작 핵심 주체인 헤즈볼라가 참여를 일축하고 있어 무의미한 협상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은 14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에 탄 차량 잔해 옆에 앉아 있는 모습. 2026.04.15.

[베이루트=AP/뉴시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33년 만의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열고 친(親)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무장 해제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양국간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레바논 전선은 미국-이란 휴전과 별개라는 미국·이스라엘 입장을 레바논이 공식 수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정작 핵심 주체인 헤즈볼라가 참여를 일축하고 있어 무의미한 협상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은 14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에 탄 차량 잔해 옆에 앉아 있는 모습. 2026.04.1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33년 만의 고위급 대면 회담을 열고 친(親)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무장 해제 및 전쟁 종식을 위한 양국간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레바논 전선은 미국-이란 휴전과 별개라는 미국·이스라엘 입장을 레바논이 공식 수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정작 핵심 주체인 헤즈볼라가 참여를 일축하고 있어 무의미한 협상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신을 종합하면 예히엘 라이터 주(駐)미국 이스라엘대사,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국 레바논대사는 1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 회담을 했다. 미수교 관계인 양국의 고위급 대면 회담은 1993년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에서는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대사뿐 아니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까지 참석하는 등 참여 의지를 내보였다.

미국은 회담 후 "양국은 분쟁 종식을 위한 직접 협상을 개시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대행위 중단에 관한 어떤 합의도 미국 중재를 통한 양국 정부간에 이뤄져야 하며, 별도의 경로를 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 문제를 미국 중재 하에 양국 정부간 협상으로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앞서 중재국 파키스탄과 이란은 지난 8일(이란 시간 기준, 미국 시간 7일) 발효된 미국-이란 2주 휴전에 헤즈볼라를 둘러싼 레바논 전선도 포함된다고 주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처음에는 이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날 합의에 따르면 레바논 전선 문제는 제3국인 이란이 아닌 당사국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직접 미국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창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한 레바논 공격 지속을 레바논 정부도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린폴리시는 "레바논을 (휴전)협정에 포함시키면 안 된다는 이스라엘·미국 요구에 베이루트(레바논 정부)가 동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란도 11일 미국과의 평화 협상에서 레바논 공격 선제 중단 요구를 어느 정도 거둬들인 상황이지만,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합의하면서 완전히 공식화됐다는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다만 "하지만 베이루트는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한다"며 헤즈볼라가 배제된 양국 정부간 휴전 협상은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13일 양국 회담을 "우리의 무장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계략"으로 규정했고,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는 회담 직전 AP에 "워싱턴의 어떤 합의에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양국간 회담 시작 후에는 별다른 공식 입장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스라엘 공습을 강화함으로써 사실상 입장을 갈음했다.

BBC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회담 진행 중 이스라엘·레바논 주둔 이스라엘군에 대해 최소 24건의 공습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이스라엘 북부 전역에서 드론·로켓 경보가 울렸다.

알자지라는 "레바논은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원하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우선순위가 헤즈볼라 무장해제이며 레바논이 이것을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인정했다"며 "즉각 휴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는 또 레바논 여론이 자신들을 지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정부는 3월2일(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로켓 공격) 전쟁 발발을 불법으로 선언함으로써 저항 세력을 배신했다"며 이스라엘과의 협상 추진에 대해 "국민 지지 없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정확한 여론조사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레바논 정부도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함께 미국을 방문해 루비오 장관을 만날 계획이었던 나와프 살람 총리는 11일 '국내 상황'을 이유로 방미를 취소했다.

한편 반(反)헤즈볼라 여론을 중점 보도하는 이스라엘 매체들도 조기 휴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유대뉴스연합(JNS)은 "양국 정부가 진지한 대화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핵심은 이미 무장해제는 절대 없다고 선언한 헤즈볼라"라며 "레바논 정부는 국내 무장세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병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무장 해제가 완료될 때까지 현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국경 이북 8㎞(1구역), 8㎞~리타니강(2구역), 리타니강 이북(3구역)으로 3분할한 뒤 1구역 주둔을 이어간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3구역은 레바논군에 넘기고, 2구역은 작전을 계속하다가 점진적으로 이양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아랍센터의 나빌 쿠리 선임연구원은 14일 기고문에서 "레바논이 점령을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더 격렬한 저항을 촉발하고 내전의 위험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며, 향후 수년간 레바논과 역내 전반에 반미 감정을 더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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