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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민 "화장실도 못 가고 3시간 연습…BBL 무대, 가장 행복했던 순간"

등록 2026.04.22 16:06:19수정 2026.04.22 17: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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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스타 김기민·6년 만에 고국 찾은 이민경

23~26일 GS아트센터, '볼레로' '불새' '햄릿' 공연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화장실도 못 가고, 물도 안 마시고 3시간 연습하다보니 단장님이 'Are you ok?'(괜찮아요?) 물어볼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리허설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발레이자, 가장 행복했었던 순간이 아닌가 합니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의 간판 김기민이 '볼레로' 공연을 하루 앞두고 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BBL)과 함께 무용수로 춤을 춘다는게 큰 영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BBL은 20세기 중반 전통적인 발레 기법에 강렬한 표현력과 독창적 안무를 더해 현대 발레의 경계를 넓힌 프랑스 출신 안무가 베자르가 창립한 단체다. BBL이 서울 무대에 서는 건 2001년 이후 25년 만이다.

평생 '볼레로' 무대에 서기를 꿈꿔왔다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BBL의 '볼레로' 주역 멜로디(Melody)를 맡았다.

그는 "줄리앙 파브로 예술감독(단장)과의 리허설은 행복했다. 그는 무용수가 집중할 수 밖에 없도록 지도한다"며 "내게 '무대 위에서 섹시하게 한다고 해서 섹시함이 나오는 거 아니다. 힘을 빼고 편안하게 내가 말해준 동작만 하면 섹시함은 저절로 나온다'고 했다"고 BBL과의 리허설을 떠올렸다. 

이에 대해 줄리앙 파브로 예술감독은 "기민이든 다른 솔리스트 무용수이든 간에 저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얘기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지도 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저는 '볼레로' 틀을 제공하고, 무용수가 그 안에서 알아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여행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모리스 베자르와 함께 일했을 때, 그런 방식으로 춤을 췄다"며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이어 "한국에서 김기민이 두 번 공연을 할 수 있다는게 만족스럽다. 두 번 하면, 할 때마다 분명히 다르게 표현할 것"이라며 "너는 누구 누구처럼 보이려고 하거나, 혹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자 하지 말고 그냥 네가 느끼는 대로, 즉 너의 모습 그대로 하면 된다 라는 얘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서는 명작 '볼레로', '불새'와 함께 아시아 초연작인 '햄릿' 등이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 비극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햄릿'을 이끌어갈 주역 무용수들 역시 이번 공연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 역을 맡은 BBL의 유일한 한국인 무용수 이민경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는 "입단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 관객 앞에 서게 되어 감격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셰익스피어의 고전 속 오필리아를 현대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랑하고 관계를 맺었는지 깊이 고민하며 나만의 해석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민경은 특히 "무용수로서 주목받지 못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소중한 작품"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햄릿 역을 맡은 오스카 에두아르도 차콘은 "400년이 넘은 비극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인간의 다양한 내면과 심리를 아름다운 서사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무용수로서 이런 비극 무대에 설 수 있어 기쁘고, 한국 관객과 빨리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서울=뉴시스]22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한국에 첫 방문하는 솔렌 뷔렐은 극 중 햄릿의 어머니인 거트루드 역을 소화한다. 그는 "거트루드는 어두운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매우 여성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도록 해석했다"며 "공연이 끝날 때마다 심장에서 피가 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해, 커튼콜에서도 웃음을 띨 수 없는 비극"이라고 작품의 깊이를 설명했다.

이날 김기민은 차세대 무용수들을 향해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한국 발레 무용수들은 너무 잘하고 있지만, 너무 같은 색을 갖고 있습니다. 정확하지 않아도, 개성을 지니는게 중요하죠. 우리나라에서 많은 색들이 나와야 관객들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젊은 무용수들이 더 많은 작품을 보고, 10년, 20년 쌓이면 내 색깔이 생길거에요. 많은 작품들을 보라고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김기민의 예원학교 1년 선배이기도 한 이민경도 후배 무용수들에게 조언했다.

"김기민 같은 스타도 있지만, 저같이 춤을 추면서 행복한 사람도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젊은 무용수들이 크게 낙담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스타들만 보면 그들처럼 따라가지 못해서 어릴 때부터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저와 같은 무용수를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베자르 발레 로잔 with 김기민' 공연은 오는 23~26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이 중 김기민의 '볼레로' 주역 무대는 전체 일정 중 23일과 25일 단 이틀간만 펼쳐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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