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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75회 거부에도 성폭력 무죄 확정"…시민단체 재판소원

등록 2026.04.23 15: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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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등 "法 성폭력 폭행·협박 최협의설 적용" 비판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동의없는 성폭력 관련 재판소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동의없는 성폭력 관련 재판소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시민단체들이 피해자가 수십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확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해당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이 참여하는 '동의 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문제 된 판결은 지난 3월 항소심에서 확정됐다. 피해자 측은 상고를 요청했으나, 검찰이 포기하면서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재판소원을 제기한 것이다.

공대위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1시간 동안 75회 이상의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1·2심은 형법상 강간죄의 폭행·협박의 구성요건을 엄격히 해석하는 소위 '최협의설'을 근거로 무죄를 내렸다는 입장이다.

최협의설은 형법상 강간과 추행의 죄의 폭행, 협박 행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죄가 성립한다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최협의설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제추행죄에서는 지난 2023년 9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40여년 만에 최협의설을 폐기한 바 있다.

민변 소속의 오지원 공대위 법률대리인단장(법률사무소 법과 치유)은 "재판부는 피해자의 입에서 나온 수십 번의 명확한 거절보다 가해자가 마음대로 추측한 '내심의 의사'에 면죄부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의 이런 판단은 강간죄의 폭행, 협박에 대한 최협의설을 적용한 결과"라며 "이는 이미 1995년 형법 개정으로 사라진 '정조 관념'에 기초한 낡은 해석으로, 대법원은 보호법익이 정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변화된 점을 고려해 2023년 강제추행죄에서 최협의설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동의없는 성폭력 관련 재판소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6.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동의없는 성폭력 관련 재판소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이어 "왜 더 중대한 신체 침해인 유사강간 사건에서는 여전히 피해자에게 '죽을힘을 다해 저항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나"라며 "피해자는 아무리 거부했어도 존중 받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법이 요구하는 저항까지 못한 것이 피해자 본인의 잘못이라는 죄책감까지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범죄 피해자인 청구인의 성작 자기결정권, 평등권, 인격권,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한선희 천주교성폭력상담소장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2022년부터 4년이라는 길고도 외로운 시간을 '유죄'가 쓰여진 판결문만을 바라며 버텼지만 허망하게도 두 번 모두 무죄였다"고 전했다.

피해자는 "더 억울하고 힘들었던 점은 제가 저항해서 겨우 행동을 멈추게 한 것을 (법원은) '강제로 할 의사가 없었다는 증거'로 봤다는 점"이라며 "자신의 거부의 말이 상대방의 무시로 인해 원치 않는 피해를 겪고 법 앞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많은 피해자들의 이름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공대위는 헌재를 향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성적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의 침해가 강간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피해자의 적극적이고 명시적인 동의 의사로 강간죄를 판단해야 한다는 통일적인 해석 기준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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