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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찰스 3세, 美 의회 연설서 나토 중요성 강조…트럼프 우회 비판(종합)

등록 2026.04.29 09: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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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11 테러시 나토 상호방위 조항 발동 상기

"내향적으로 변하라는 요란한 부름 무시해야"

"행정권, 견제와 균형 원칙에 종속 근거"

[워싱턴=AP/뉴시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4.29.

[워싱턴=AP/뉴시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4.2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영국 국왕 찰스 3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대서양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이뤄진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동맹은 과거의 성취에 안주할 수도, 토대가 된 원칙들이 저절로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총리가 지난달 말했듯이 우리의 동반자 관계는 없어서는 안 될 관계"라며 "지난 80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온 모든 것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 위에 더 쌓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찰스 3세는 "올해는 9·11 테러 발생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9·11 직후 나토가 사상 처음으로 조약 제5조를 발동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테러에 맞서 하나가 됐을 때 우리는 함께 그 부름에 응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지난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냉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우리의 공동 안보를 규정해온 수많은 순간을 거쳐 어깨를 나란히 해온 것과 같은 방식이었다"고 했다.

찰스 3세는 "바로 그 흔들림 없는 결의가 우크라이나와 그 용감한 국민의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며 "진정으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서양 깊은 곳에서부터 북극의 비극적으로 녹아내리는 빙하에 이르기까지, 미국 군대와 동맹국들의 헌신과 전문성은 서로의 방위를 약속하고 시민과 이익을 보호하며 북미와 유럽을 공동의 적으로부터 지키는 나토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찰스 3세는 "우리의 국방·정보·안보 협력은 몇 년이 아닌 수십 년에 걸친 관계를 통해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이 모든 일은 미래를 위한 더 큰 공동 회복력을 쌓아, 앞으로 수 세대에 걸쳐 우리 시민들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영국과 미국의 얘기는 그 핵심에 있어 화해, 쇄신, 그리고 놀라운 동반자 관계의 얘기"라며 "250년 전의 쓰라린 분열로부터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동맹 중 하나로 성장한 우정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동맹이 유럽과 영연방의 파트너들, 그리고 전 세계와 함께 우리의 공유된 가치를 계속해서 수호하기를, 그리고 점점 더 내향적(inward-looking)으로 변하라는 요란한 부름(clarion calls)을 우리가 무시하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고 했다.

찰스 3세는 "미국 건국 아버지들은 영국 계몽주의의 위대한 유산뿐만 아니라 영국 일반법과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대헌장)의 역사에 뿌리를 둔 이상들을 가져왔고 진전시켰다"며 "이러한 뿌리는 깊으며 여전히 생명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1689년 권리장전은 우리 입헌군주제의 토대였을 뿐만 아니라 1791년 미국 권리장전에서 반복된 수많은 원칙의 원천이 됐다"고 했다.

찰스 3세는 "미국 연방대법원 역사 협회는 마그나 카르타가 1789년 이후 최소 160건의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에서 인용됐다고 계산했다"며 "특히 행정권이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종속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근거로 쓰였다"고도 말했다.

찰스 3세는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산인 자연을 보호해야 할 공유된 책임에 대해서도 되돌아봐야 한다"며 "우리 세대는 자연의 조화와 본질적인 다양성 그 이상을 위협하는 핵심 자연 시스템의 붕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 고유의 경제(nature’s own economy)'가 우리 번영과 국가 안보의 기초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무시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왕으로서는 1991년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포린 폴리시는 찰스 3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온건한 연설을 하며 현상 유지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날카로운 선언을 은유적인 메시지로 전했다고 했다.

찰스 3세는 나토 등 다자기구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부터 지구 온난화의 위협에 대한 경고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는 금기시되는 견해들을 반복적으로 표명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견제와 균형'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행보를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포린 폴리시는 찰스 3세의 연설은 미국 정계 일부 인사들을 분노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찰스 3세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간 긴장을 완화해주기를 바랐던 영국 정계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BBC는 찰스 3세의 연설 동안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수차례 기립 박수를 쳤고 찰스 3세의 재치 있는 발언에 환호했다고 전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왕이 의회 연설시 의원 한 명을 인질로 버킹엄 궁전에 잡아두는 전통을 언급하며 지원자를 물었고, 후방 교란 작전의 일환으로 온 것이 아니다면서 독립 250주년을 상기하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의회 연설 이후 블레어 하우스에서 팀 쿡(애플),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마크 베니오프(세일즈포스), 루스 포랏(알파벳) 등 주요 기술 기업 수장들을 만났다. 찰스 3세 내외는 28일 마지막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악관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찰스 3세 내외는 다음날 뉴욕으로 이동해 9·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어 버지니아에서는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원주민 공동체와 소통한 뒤 영국 해외 영토인 버뮤다를 거쳐 귀국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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