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옛말"…LG전자, 엔비디아 손잡고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 개선
해외IB, LG전자에 '로봇 솔루션 업체' 평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LG전자를 단순 제조사가 아닌 엔비디아 중심의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를 이끌 핵심 솔루션 기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태양광 등 한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차세대 전장과 로봇에 역량을 집중해 온 체질 개선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LG전자의 성장 동력이 근본적인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씨티(Citi)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전자가 사업의 초점을 가전에서 피지컬 AI로 이동시키며 산업용과 가정용을 아우르는 종합 로봇 솔루션 업체로 입지를 굳혔다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로봇이 구동부와 제어, 센서가 결합한 정밀 산업이라는 점에서 연간 수천만 대의 모터를 생산해온 LG의 제조 인프라가 휴머노이드 대중화 시대의 강력한 병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전장(VS) 사업을 3대 핵심 성장축으로 지목하며 LG전자를 더 이상 전통 가전업체로 묶어두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체질 개선의 발판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었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스마트폰 사업을, 이듬해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인프라를 AI와 차세대 전장, 로봇 개발 전면으로 재배치했다.
전장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철수 이듬해인 2022년 상반기에만 유럽·일본 완성차 업체로부터 약 8조원 규모의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어 2024년에는 서빙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해 이듬해 경영권까지 확보하며 로봇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LG전자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CLOiD)’가 소개되고 있다. 2026.01.06.](https://img1.newsis.com/2026/01/06/NISI20260106_0000900609_web.jpg?rnd=20260106085043)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LG전자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CLOiD)’가 소개되고 있다. 2026.01.06.
LG전자의 체질 개선 노력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재평가 받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엔비디아와의 연이은 초밀착 행보다.
올해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로보틱스 사업을 이끄는 매디슨 황 수석이사는 LG 경영진과 만났다.
이어 이달 초에는 젠슨 황 CEO가 직접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를 찾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황 CEO와 구 회장의 만남으로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방위 'AI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평가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LG의 독보적인 제조 및 메카트로닉스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엔비디아의 플랫폼과 결합해 가정과 차량은 물론 공장과 데이터센터까지 협력을 확장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논의했다.
기술 협력의 실체도 이미 가시화됐다. LG전자가 선보인 홈로봇 '클로이드'에는 엔비디아의 로봇 전용 칩셋인 '젯슨 토르'가 탑재됐으며,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을 통해 고도화된 훈련을 거쳤다.
이러한 재평가에 발맞춰 LG그룹 차원의 유기적인 시너지도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LG전자의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을 필두로 LG이노텍의 센싱 시스템, LG유플러스의 AI 팩토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전력 관리, LG AI연구원의 AI '엑사원' 고도화까지 그룹 역량이 결집하고 있다.
자체 기술을 앞세운 부품 내재화도 구체화되고 있다.
올해 초 로봇 관절의 핵심 부품인 'LG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을 선보인 LG전자는 부품 독립과 완제품 공급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로봇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밸류체인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양재 R&D캠퍼스에 약 3만3000㎡ 규모의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조성하고, 휴머노이드 성능을 좌우할 물리 데이터 축적에 돌입했다.
로봇이 실제 생활·업무 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다양한 동작을 반복 수행하며 데이터를 쌓는 일종의 '로봇 훈련소'로, 향후 휴머노이드 경쟁력을 가늠할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LG전자를 전통 가전 제조사에서 AI 인프라와 로봇 밸류체인의 핵심 플레이어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면서 "수익 구조의 체질 개선도 한층 가팔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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