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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4연임 길목서 뜬 70세 차이치…차기 간부 검증 맡나

등록 2026.07.06 07:00:00수정 2026.07.06 0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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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교장 오른 차이치, 간부 교육·이념 검증 장악

NYT "시진핑 대신 말할 수 있는 드문 인물"

후계자 지명 미루는 시 주석, 내년 대규모 인사 앞두고 충성심 점검

[베이징=신화/뉴시스] 차이치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9일 베이징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2025.10.10.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신화/뉴시스] 차이치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9일 베이징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2025.10.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장기 집권을 떠받칠 차세대 간부를 고르는 작업에 최측근 차이치를 앞세우고 있다. 중앙당교장에 오른 차이치는 시 주석의 사상과 충성 기준을 간부들에게 교육하는 역할까지 맡으며, 차세대 간부 인사의 핵심 관문으로 부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4연임을 앞두고 장기 집권 지도자들이 흔히 맞닥뜨리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차세대 간부를 검증하고 발탁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NYT는 시 주석이 이 딜레마를 풀기 위해 오랜 측근인 차이치에게 간부 선별과 이념 검증에서 더 큰 역할을 맡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치는 시 주석 핵심 측근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70세인 차이치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서기처 책임자 등을 맡고 있다. 중앙판공청은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의 문서, 회의, 경호, 건강 관리, 이동 일정 등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이다.

시 주석은 최근 차이치를 중앙당교장으로 임명했다. 중앙당교는 중국 고위 간부 후보를 길러내는 엘리트 교육기관이다. 차이치는 간부들에게 시 주석의 사상과 당 기율, 충성 기준을 강조하는 새 당내 캠페인도 감독하고 있다.

NYT는 차이치가 향후 고위직 후보군을 검증하고, 시 주석이 요구하는 이념 기준을 적용하는 데 관여할 수 있다고 봤다. 시 주석은 내년 말 공산당 대회에서 또 한 번 5년 임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그의 집권은 최소 20년으로 늘어나고, 2030년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열린다.

시 주석은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도전받지 않는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한동안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 시간) 베이징 펑타이구에서 열린 연례 식목 행사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을 비롯해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한정 등 지도자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2025.04.04.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 시간) 베이징 펑타이구에서 열린 연례 식목 행사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을 비롯해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한정 등 지도자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2025.04.04.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줄리언 거위츠 컬럼비아대 연구자는 NYT에 “시진핑을 대신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은 중국 엘리트 정치에서 가장 희귀한 자산이며, 차이치는 그것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치가 중앙당교를 이끌게 된 만큼 시 주석에게 간부 후보 검증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극소수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이치는 1990~2000년대 시 주석이 중국 동부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일할 때 함께 근무한, 오래된 측근 그룹에 속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그는 시 주석의 최측근 참모이자 강경 노선의 집행자로 떠올랐다.

차이치는 원래 강경파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는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일하던 시절 접근하기 쉽고 개방적인 관료라는 평판을 쌓았다. 2012년 대만 방문 뒤 현지의 편의점 문화 등을 긍정적으로 적은 방문기를 쓰고, 웨이보 계정으로 주민 민원에 답하며 개방적인 관료 이미지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시 주석에 의해 베이징으로 발탁된 뒤 차이치는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지우고 시 주석의 강경 통치 노선을 집행하는 인물로 빠르게 바뀌었다. 그는 웨이보 계정을 삭제했고, 2014년에는 국내외 안보 위협을 관리하는 중앙국가안전위원회 설립에도 관여했다.

2017년 차이치는 베이징 시장과 당서기로 승진했다. 수도 베이징의 치안과 정치적 안정을 책임지는 민감한 자리였다. 그해 말 그는 주거 안전 문제를 내세워 베이징의 저소득 이주민 수십만 명을 내보내는 작업을 주도했다.

당시 온라인에 유포된 연설에서 차이치는 일선 간부들에게 반발이 큰 퇴거 조치를 주저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기층에서는 진짜 칼과 총을 쓰고, 칼끝에 피를 묻히며, 정면으로 맞설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퇴거 조치는 베이징에서 큰 비판을 불렀고,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있는 마오쩌동기념당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리창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장, 차이치 당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 국무원 상무부총리, 리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한정 국가 부주석 등이 함께 자리했다. 시 주석 등은 이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 좌담회에 참석했다. 2023.12.27.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왼쪽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있는 마오쩌동기념당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리창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장, 차이치 당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 국무원 상무부총리, 리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한정 국가 부주석 등이 함께 자리했다. 시 주석 등은 이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 좌담회에 참석했다. 2023.12.27.

시 주석은 2022년 차이치를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시켰다. 차이치는 이후 중앙판공청 주임과 서기처 책임자를 맡아 최고 지도부의 문서·회의·일정 관리 실무를 맡게 됐다. 공식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 안보 정책을 감독하고, 중앙국가안전위원회 부주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이치의 당무 장악은 시 주석이 추진하는 장기 집권 구상과 연결된다. 시 주석은 중국을 기술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민주 정부가 통치하는 대만을 베이징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목표를 내세워 왔다. 이 목표를 실행할 차세대 간부를 누가 선별하고 검증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됐다.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더라도 세대교체는 피할 수 없다. NYT는 정식 위원 약 200명으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연령 관례가 적용될 경우 내년 3분의 2 이상이 물러날 수 있다고 전했다. 통상 당 대회 시점에 68세 이상인 고위 간부는 퇴진하는 관례가 있다.

대만 국립정치대의 커우젠원 교수는 NYT에 “시진핑 같은 정치적 강자가 집권 후반부에 접어들면 불안감과 불신이 커질 수 있다”며 “새로 발탁한 간부들을 예전만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신뢰를 쌓기도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사 교체는 시 주석에게 기회이면서도 위험 요인이다. NYT는 시 주석이 직접 발탁했던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 다수가 부패와 불충 혐의로 숙청됐다고 전했다. 중앙당교가 발행하는 신문 학습시보의 전 편집인 덩위원은 “그동안 벌어진 일을 고려하면 시진핑은 제21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인사 검증에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덩위원은 차이치가 연령 관례에 따라 내년에 다른 직책에서 물러나더라도 중앙당교장 직책은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 경우 차이치는 앞으로도 시 주석을 대신해 승진 대상 간부를 관찰하고 검증하는 주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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