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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앞 장윤기 악재…경찰, 기대 반 걱정 반

등록 2026.07.12 07:35:00수정 2026.07.12 07:38:27

"경찰 자체통제로 충분" 명분 흔들려

경찰 "폐지는 찬성…인력·예산 뒷받침돼야"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6.07.08. leeyj2578@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6.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 장윤기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관 유착·증거인멸 의혹이 경찰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쇄신 태스크포스(TF)와 내부비리수사대를 내세워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사건의 책임과 제도 개편 논의는 구분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이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신설을 예고한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는 그동안 시·도경찰청 단위에서 운영되던 감찰수사 기능을 국수본 산하 상설 조직으로 격상하는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다. 국수본에 이 같은 규모의 전담 조직이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외부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경찰 수사 신뢰제고를 위한 쇄신 TF'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출범할 예정이다. TF는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를 전수 조사하고 수사 제도 전반을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0일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국민께 사과하고, 책임자 엄벌과 민주적 통제 강화를 약속하면서, "수사 담당 경찰관과 사건 관계인이 가족인 경우를 전면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점검 대상은 피의자와 피해자뿐 아니라 고소·고발인, 진정인, 탄원인 등 사건 관계인이 해당 경찰서에 현재 근무하거나 최근 3년 이내 근무한 경찰관의 가족인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했고, 정희용 사무총장은 국회 청문회 추진 방침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0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구권, 시정조치권을 부여하고, 공정한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공소청장이 다른 수사관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유구무언"이라며 "명운을 걸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존치 논리까지 확대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특정 사건 하나를 근거로 경찰 전체의 수사역량을 부정하거나 형사사법 개혁 방향을 되돌리려는 시도는 국민을 위한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은 검찰 조직의 마지막 권한을 지키기 위한 여론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경찰 간부는 "장윤기 사건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우리 형사사법제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며 "다만 일선 여건을 고려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처리할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반영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서 한 경찰관은 "보완수사권 폐지 자체는 나쁠 게 없다고 본다"면서도 "경찰만 계속 견제 수단이 늘어나는 것 같아 답답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 중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지만, 그런 부분은 잘 지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사건만으로 제도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조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면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개별 사건을 근거로 제도를 되돌리는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인 강동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수사팀장이 기록 자체를 누락하거나 숨긴 의혹이 핵심인 만큼,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논쟁보다 경찰관이나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을 자동으로 다른 기관이 맡도록 하는 제척·상피제도 등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입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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